'홈베이킹'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09.08.17 커피가 들어간 커피케익 1
  2. 2009.08.09 짤주머니를 샀습니다 >_<
  3. 2009.07.20 자취생 끼니떄우기 1
  4. 2009.05.30 홈베이킹 2
홈베이킹2009. 8. 17. 22:09

할일이 쌓여있으나 홈베이킹과는 별개.
아래 포스팅한 것과 같이 정신줄을 확- 놓아버린 것도 이유 중 하나고.
우울하고 기분 꾸리꾸리하면 베이킹이 쥐약.
만드는 과정이 귀찮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서도....
오븐에서 구워질 때 방안을 가득 메우는 맛좋은 냄새에 기분이 좋아지고 치유되는 듯해요.
그래서 만들어 보았어요. 커피가 들어간 커피케익!

이쯤되어서 으잉? 하는 분들 혹시 없나요.
커피케익이면 당연히 커피가 들어가는 거 아냐? 근데 왜 굳이 쓰지?
왜냐면 말이죠, 원래 커피케익이라고 해서 커피가 들어가는 게 아니거든요.
커피케익은 커피를 마실 때 같이 즐길 수 있는 케익들을 말하는 거라서
it could be 자두케익, 사과케익, 아몬드케익, etc.....
근데 이건 이름값을 하는지 진짜 커피가 들어갑니다.
영국식 케익이라 베이킹파우더가 조금만 들어가서 묵직하고 밀도있는 케익.


사용한 것은 18cm 원형틀. 분리하기 편해서 아주 좋아요. 이건 반죽을 부은 후의 모습.
나중에 꺼내기 좋도록 틀 안에는 버터칠을 꼼꼼히 해 준 상태랍니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요....^^


반죽 위에 소보루를 잔뜩 얹어주었어요. 꼬소한 소보루, 좋아좋아. 그리고는 160도로 예열해둔 오븐 속에서 한시간동안 사우나 고고싱 !


다 구워져나온 후 오븐에서 꺼낸 직후의 모습. 젓가락으로 쿡 찔러서 반죽이 묻어나오지 않는걸 확인한 후 완전히 꺼내주었어요 ~


틀에서 분리한 뒤에는 접시에 옮겨담은 후 한덩이 썰어내서 단면샷도 찍어주고 ~
구워지면서 가운데가 살짝 솟아 돔 모양의 케익이 되었어요.
처음엔 얇고 납작한 줄 알았는데 돔형태여서 생각보다 높고 두툼하다는 :)


한덩이 썰어낸 모습이에요. 이렇게도 찍어보고 ~ 저렇게도 찍어보고 ~
어때요, 먹음직스러운가요?



자, 구웠으면 그럼 이제 시식을 해봐야겠지요?
언제 구웠던간에 만들었음 일단 먹어보고 보는 겁니다.
뚜레쥬르에서 받은 이쁜 연아가 프린트된 컵에 커피를 타서 함께 얌냠.
작은 접시가 없어서 부득이하게도 그냥 원형틀 바닥에 썰어둔채 그냥 먹었네요.

적당히 달고, 커피향도 은은하게 나고,
무엇보다도 얹어진 소보루가 너무나도 환상적인 케익이에요.
커피물에 푹 적셔먹으면 더더욱 맛있구요 !


뭔바람이 불어서 평소에 블로그 포스팅 그닥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오늘은 또 두개씩이나 올리냐구요?
그러게 말예요. 굳이 말하자면, 원래 바쁘면 딴짓이 더 하고 싶어지는 .... 그런 원리랄까.
그리고 원래 베이킹 사진은 야심한 밤에 올려주는 게 진리에요.
이걸 보는 사람들을 배고프게 만들 수 있도록.....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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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09. 8. 9. 18:07

홈베이킹을 시작한 지 2년째.
첫번째 터닝포인트는 오븐을 갖게 된 것이었죠.
원래 교대서 살 땐 오븐이 없어서 밥통과 후라이팬, 그릴 등을 이용한
no 오븐 베이킹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그러다가 지금의 자취방으로 이사오면서 천안 집에서 생선 구울 때나 쓰이던
토스트전용 미니오븐을 갖게 되었습니다.
썩 좋은 오븐은 아니라 굽는 시간 등은 알아서 센스있게 조절해야 하지만
오븐이 없던 시절에 비하면 완전 천국.

그리고 이번이 그 두번째 터닝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짤주머니와 거품기를 산 것이죠 !!!! +_+ (두둥 ~)

지금까지는 머랭을 써야 하는 레시피는 무조건 패스하고
(손으로 머랭을 올리려면.... 20분 이상이 소요되더라구요. 한번 해보곤 패스..ㅜㅜ)
짤주머니가 있음 물컹한 반죽들도 예쁘게 짜줄 수 있는데 없어서 역시 패스했죠.
하지만 이젠 달라지리라!!!!!!!
이렇게 홈베이킹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는 겁니다. 짜잔 ~
거품기는 사진을 귀찮아서 안찍었고(...삐질삐질) 나머지는 올려요.


짤주머니와, 모양깍지들이에요 >_< 짤주머니는 헝겊으로 되어있어 씻어서 다시 쓸 수 있어요


모양깍지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몽블랑깍지, 별깍지, 원형깍지에요 :)
몽블랑깍지만 아직 못써봤는데, 빨리 써보고 싶어요 히히

초초초초초초 대박 허접하게 그림판으로 그린 모습입니다...
네 그래도 즐거워하고 있는 건 알겠죠......................


짤주머니를 활용해서 지난 한 주동안 만들어본 것들이에요.
버터링쿠키, 똥그란 계란과자(그 이전에 만든 계란과자는 모양틀로 찍어내는 쿠키였죠),
두유초코크림을 넣어준 깜찍한 미니슈>_< 와 입에서 살살녹는 키세스 모양의
머랭쿠키!(제 입엔 이게 최고!! 멈출 수가 없어요!!! )

딱 봐도 알겠지만 버터링쿠키가 별깍지를 이용해서 짜준거고,
계란과자, 슈, 머랭쿠키는 원형깍지를 이용해서 짜준 거에요.

몽블랑도 빨리 쓰게 되면 포스팅할게요!
현재로써 탐내고 있는 레시피는 고구마 몽블랑 타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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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09. 7. 20. 10:08


베이킹 어느정도 하고, 다른 할 줄 아는 어려운 요리들이 여럿 있어도
역시 자취생으로서의 최고 개념 식사는

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김치 좀 볶다가 밥까지 같이 넣고 볶은 후
위에 계란후라이를 얹어 먹는 초간단 김치볶음밥,
(조금만 더 귀찮은 걸 감수할 수 있다면 크림소스를 만들어서 부어먹으면
이건 또 새로운 개념 퓨전김치볶음밥!!!)

계란 두어개 정도에 우유 조금 부어준 후 휘휘 섞어 찌는 부드러운 계란찜,

기숙사에는 불가능한, 면을 살짝 설익혀 꼬들꼬들함을 즐기는 라면
(무한한 배리에이션도 가능하다!)

한 번 왕창 끓여놓고 한팩씩 얼려놓은 국을 하루전날 미리 꺼내놓았다가 끓여먹기,

아침에 컴퓨터 하면서 한입씩 베어먹는 사과나 토마토 등등 ...

그리고 자취하는 멋과 맛이 날 때 중 하나는
집에서 혼자 영화보면서 병맥주 마시는 것 !


혼자 살만해요 ^-^
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09. 5. 30. 09:32
처음으로 내 손으로 무엇인가를 구워본 것은 중학교 2학년 떄 미국에서이다. 미국이야 워낙 홈베이킹 문화가 발전해있다보니 미국 친구들 집에 놀러가서 같이 baking party 하며 논 적도 많고. 그런 영향을 받아서인지 엄마도 미국에서만큼은 가끔씩 이것저것 만들어 주셨었는데 그 중 가장 맛있었던 것이 찹쌀케이크.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맛이 독특하고 너무 맛있었다. 미국 친구들도 몇덩이 썰어서 가져다주면 좋아했던 레시피. 그걸 따라해본다고 해봤었는데 잘 되어서 엄마도 놀라시고 나 스스로도 매우 감탄했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한 번 잘되니까 우쭐해져서는 코코아파우더를 섞어 기존레시피를 응용해서 구워본 적도 있고. (결과는 역시 성공이었다.) 하지만 그런 베이킹의 소소한 즐거움도 미국에서로 끝.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는 나는 전과 같이 부엌엔 냉장고 음식을 가지러 갈 때 말곤 출입하지 않는 (아니 실은 방해하거나 접시 깨지 말라고 출입을 금지당한) 아이로 되돌아갔다.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었다. 1학년 때 내내 기숙사에 살다가 내가 신청을 하지 않는 바람에 예상과는 달리 2학년 때 나는 그것도 학교 근처가 아닌 교대역 오피스텔에 살게 되었다. 오븐 빼고 다 있었던 그곳에서 나는 지난 취사도구가 없던 기숙사에서의 '한'을 풀겠다고 제대로 작정했었나 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시도해 보고 싶은 레시피들을 여럿 찾아서 재료들을 구해다가 밥이며 반찬이며 국이며 이것저것 해보았는데 어라, 맛이 괜찮은 거다. 단순히 나만 느낀 게 아니라 몇한테 또 인정받으니 흐뭇해졌다. 좀 더 대범해져서 파니니와 크림소스 스파게티 등에도 도전해 보고, 그렇게 만들어 본 음식들이 모두가 인정해주는 '주종목'이 되면서 나는 더 대범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아쉬운 대로 오븐 없이도 빵과 케이크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고 말이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것이 베이킹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도 남을 콩지님. no오븐 베이킹의 1등공신이시다. 그 분의 블로그에서 밥통, 후라이팬 등으로 정말이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듯한 베이킹을 보고는 따라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으로 만들어 본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난다. 아망디오 쇼콜라. 내가 처음으로 구워본 쿠키. 확실히 오븐에 굽는 것은 아니어서 바삭함은 덜했지만 맛있었다. 그 이후로 '삘 받아서' 계속 만들었고, 2학기에 들어 지금의 자취방으로 옮긴 이후로는 욕심을 부려 천안 집에서 생선이나 구워주고 있던, 사은품으로 받았던 미니오븐을 들이는 데 성공했다. 미니오븐이라기보단 '토스트 전용 오븐'이라 보는 게 더 좋을 이 조악한 미니오븐으로 나는 수없이 많은 것들을 지금까지 구워왔다. 확실히 오븐이 생기니 만들 수 있는 것들의 스펙트럼도 넓어지게 되었고, 그런 만큼 베이킹에 보다 큰 욕심을 부리게 되었다.

솔직히 홈베이킹 한번쯤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거 남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귀찮고 짜증날 법한 일이다. 쿠키반죽은 한번에 다 구워내지 못하고 여러번에 걸쳐서 나눠 구워줘야 하니 전체를 다 만들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베이킹 할 때 마다 설거지를 해야 하는 것도 상당히 귀찮고 버거운 일이고. 반죽을 또 바로 휘휘 섞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크림화 해 주어야 하지, 머랭을 올리기 위해 팔이 빠지도록 휘저어 주어야 하지, 냉장고에서 최소 한시간 휴지시켜주어야 할 때도 있지, 세시간 이상 얼려주어야 할 때도 있지. 또 재료값도 상당해서 돈도 꽤 깨진다.

그럼 이렇게 물을 것이다. 도대체 왜 하냐고. 이에 나는 자신있게 '즐거워서' 라고 답할 수 있다. 누구는 마음이 심란해지면 수를 놓는다고 한편의 시를 썼지만, 나는 베이킹을 한다. 우울할 때 오븐에서 특히 초콜릿 들어간 것을 구우면 집안 가득 퍼지는 진한 초콜릿 향에 우울함도 녹아들 것 같은 기분이다. 오븐 안에서 구워지면서 색도 나고 크랙도 생기고 하는 것을 살펴보는 게 또 얼마나 쏠쏠한지. 그리고 오븐에서 갓 구워져 나온 것이라던가 남는 반죽 모아 구운 것을 먹어보는 것은 베이커의 특권. (마치 김밥 꽁다리를 먹는 듯한 즐거움이다,) 또한 무엇인가 내 손으로 만든다는 것이 성취감과 만족감도 가져다 준다. 무엇보다도 이 만드는 것이 다른 요리들이 아니라 베이킹일 때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달콤하고', '예쁘기' 때문에. 내 손으로 동화 속 과자의 집을 만드는 것 같은 착각도 준다.

하지만 적어도 내겐 홈베이킹의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남에게 선물할 수 있다는 데에서 온다. 가뜩이나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 걸 만들면 절대 나 혼자서는 쟁여두고 먹을 수 없는 양이다. 케익 한 판을 굽는다고 내가 그걸로 삼시세끼 다 때울 수도 없는 일이고. 이미 만들면서 내가 얻은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원재료값이 비싸던 말던, 내가 들인 시간이 길건 짧건 간에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결과물을 아낌없이 선물한다. (물론 가끔 몇은 내가 이걸 구워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도 하는데, 그럼 너무 속상하다. ) 내가 직접 만든 쿠키나 케이크 등을 주었을 때 웃으며 고맙다고 해 주는 사람들의 얼굴에, 먹어보고는 나 듣기 좋으라고 해 주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맛있다고 칭찬해주는 말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그들이 입안 가득 베어물었을 달콤함 만큼이나 행복해지고 뿌듯해진다.

그래서 나는 매번 행복을 굽고, 미소를 나누려 노력한다.



Posted by 강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