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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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님
2012. 1. 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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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 내려와 있으면서 순도 100퍼센트의 잉여라이프를 보내고 있다. 맛있는 집밥 먹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추천받았던 웹툰 '커피우유신화'를 단숨에 정주행하고
How I Met Your Mother도 시즌 2까지 끝내고 3을 시작하고
남극의눈물 다큐도 보고
영화는 When Harry Met Sally랑 Before Sunrise보고 Sound Of Music도 다시 한 번 봐주고
이 모든 것이 며칠 사이에 이루어졌나니.
모처럼 가족들끼리 시간을 보내니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달까.
매끼 뭘 해먹어야할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내는 소리 이외의 다양한 소리들이 집안을 채우는 것을 듣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문제는 공부가 잘 안된다는 거......
한자책 보기는 이미 포기했고
그래도 이코노미스트지랑 신문 읽기는 좀 해서 다행.
곧있으면 다시 서울 올라가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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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은 극과 극을 맛본 시간이었다.
너무 즐거워서 시간이 느리게 흘렀으면 했던 때도 있었고
반대로 너무 버겁고 괴로워서 시간을 훌쩍 뛰어넘고 싶었던 때도 있었다.
베스트 키워드를 꼽자면 '혼자'라는 단어가 제일 적절할 것 같다.
새해 첫날밤을 혼자 방콕에서 보냈고
혼자 2개월동안 오사카 생활을 하면서 소통의 불편함과 차별대우, 외로움, 지진 등을 겪었고
동생이 군대에 간 이후 다시금 혼자 살게 되었고
오로지 졸업이수조건을 채우기 위해 다녔던 2학기는 짧은 공강시간과 독강으로
거의 혼자 다니다시피 했었으니까.
변화가 있었다면
일어를 체류기간 대비 잘할 수 있게 되었고
적어도 내 인생의 바로 다음 단계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알게 되었으며 (아직 5년 이후의 시간은 상상할 수 없지만)
혼자 사는 삶이 이젠 자유롭다기보단 고독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것 정도.
그 외에 말로 온전히 담아내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전보다 더욱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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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엔 하는 일 모두 잘 되었으면 좋겠다(특히 사회인으로서의 성공적 시작, 제발!)
지나고 보면 작고 사소할 일들에 쉽게 좌절하고 무너져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새해엔 더 많이 웃고 즐거워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그들과 한 해 동안 서로 더 의지하고 나눌 수 있기를, 힘이 되어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