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로마에서 가장 큰 감동으로 다가왔던 곳.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웅장한 외관을 지키고 있는 유적들의 모습에 절로 압도되던 곳.

유럽여행을 참 많이도 했던 만큼 인간이 만든 건축물에 대한 감흥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었는데 로마에서는 달랐다.

모든 것이 상상 이상으로 컸고, 그 견고함과 웅장함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나는 탄성을 질렀다.

 

9월 중순에도 여전히 강렬한 햇빛을 내리쬐던, 구름 한 점 없는 로마의 하늘 아래에서

나는 정말 거짓말 안하고 두시간 정도를 이 포로 로마노에서 보냈다.

하나하나 우러러 보고 감탄하고, 가끔씩 멍하니 앉아 바라보며 또 감탄하고.

결국 목마름과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빠져나왔지만, 여건만 되었다면 반나절을 보냈어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햇을 곳.

 

사진 한 장 한 장 다시 보며 기억을 곱씹고, 그 중에서도 올릴 사진들을 최대한 적게 추려내 보려고 했지만 버릴 것이 너무 없었다. 그래서 스크롤 압박이 있으니 감상이 귀찮으면 조용히 넘어가 주시길...

 

 

 

 

 

 

포로 로마노에서 가장 먼저 사람들을 맞이하는 것은, 바로 이 티투스의 개선문.

현존하는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개선문이라고 한다.

아치 안쪽의 정교한 문양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파란 하늘과의 색감도 참 어울렸고. 내가 로마에서 가장 좋아했던 강렬한 색감.

 

 

 

 

 

 

 

 

 

 

 

 

 

 

 

 

 

 

카이사르의 화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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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로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소 중 하나인 스페인광장.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장소가 바로 여기라는 건 너무 유명해서 다들 알테고..

그 영화의 영향으로 다들 여기서 아이스크림을 먹어대서 환경미화 차원에서 금지시켰다고는 하는데.. 진짜인진 모르겠다.

이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시도조차 안했기 때문에 확인불가 ㅎㅎㅎㅎ

 

로마가 마음에 들었던 것 중 하나는 지금껏 내가 갔던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유럽 도시들 - 부다페스트는 제외 - 과든 달리

뭐든 널찍하고 커서 보는 사람을 압도하게 하는 무언가가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크고 널찍한 장소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그 장소로 모여드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어찌나 즐거워지던지.

이 곳 스페인광장이 그런 장소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등변사다리꼴 모양으로 계단 아래쪽으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는 형태를 한 것이

마치 새로 오는 사람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모습같은 스페인 광장.

그래서일까, 이 곳은 항상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나 역시 이 광장의 환영하듯 벌린 두 팔 안에 폭 안겨 그리 길지 않은 일정 중에서도 한시간을 넘게 앉아 빈둥대곤 했다.

 

 

 

두 팔 가득 벌린 듯한 스페인 광장 계단에는 항상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있다.  

 

 

정작 계단 맨 위까지 올라가보는 사람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이 곳에서 해보라고 꼭 추천해주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아이스크림은 못먹어도(확인불가) 티라미수는 먹을 수 있다. 호호

나중에 따로 자세히 포스팅 하겠지만 스페인광장 근처에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 유명한 'Pompi'라는 티라미수 가게가 있다. 저게 작은 사이즈인데 하나에 4유로. 하나 사서 들고 광장에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며 먹어보자. 일반 조각케익보다 좀 더 큰 사이즈의 저 티라미수를 혼자 다 먹을 수 있을까 싶겠지만 그냥 술술 넘어간다.... 유명한 것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일단 닥치고 한 번 먹어보는 것을 추천.

이거 광장에서 앉아서 먹는데 외국인들까지도 워낙 맛있어 보였는지 나한테 어디서 파냐고 여러명 물어봤다.. ㅎㅎ 폼피전도사.

 

 

부탁해서 남긴 사진 하나. 구름 한 점 없이 쨍하고 파란 하늘과 흰 대리석의 대비가 선명한 사진.

 

 

 

 

지금까지는 '낮'의 스페인광장을 소개했다면 다음으로는 '밤'의 스페인광장을 보여주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스페인광장은 밤이 더더욱 환상적이고 좋다. 해가 완전히 진 후보다는, 막 저문 무렵 남색 하늘 아래의 스페인 광장에 가볼 것을 추천! 하늘이 남색일때가 야경사진도 가장 예쁘게 나오고, 노란색 조명과의 조화도 더 아름답게 보인다. (개취)

 

 

짜잔, 밤의 스페인광장이다. 정말 더더더 멋있지 않은가?  

 

 

 

개인사진도 장소가 좋아서 그런지 더 잘나오길래 이번 포스팅엔 평소보다 내 사진이 많다....ㅋㅋㅋ 

아까 사진하고 옷이 다른것은 다른 날 와서 그렇다. 이렇게 좋은 곳은 한 번만 오기엔 넘 아쉽지. 암 그렇고말고 ㅋㅋ

 

 

광장에 앉아서 바라본, 광장과 마주한 거리의 풍경.

ebs에서 한 다큐였나, 로마에 계신 한국인 건축가 분이 직접 로마를 걸어다니며 건축물의 위대함을 알려주는 다큐에서 그 분이 하신 말이 떠올랐다.

거리에서 보면 스페인광장이 무대같고, 스페인광장에 앉아 거리를 내다보면 거리가 또 무대같다고. 정말 그렇다.

그저 스쳐지나갈 수 있을 법한 거리풍경에 시선이 집중되고,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바라보게 된다.

 

 

 

 

어두워서 잘 안보이지만 나름 사진 맨 앞에 있는, 이 사진의 주인공은 나. ㅎㅎㅎㅎ

하지만 스페인 광장 속 쩌리같다.. ㅎㅎㅎㅎ

 

 

 

 

분수 전체와 스페인 광장까지 함께 남긴, 이 날 독사진 역작 중 하나 ㅎㅎㅎㅎ

나보다 먼저 로마를 다녀왔던 사람들이 이 사람 많은 곳에서 어떻게 이런 찬스를 놓치지 않고 사진을 남겼냐며 ㅎㅎㅎ

 

 

날은 점점 추워지고, 회사는 좀 그지같고 하니 휴가로 다녀왔던 뜨거운 햇빛 아래 로마가 다시 그립다.

저 날 날 한껏 들뜨게 했던 스페인광장의 활기가 좀 전해져 왔으면 좋겠다. 연말까지 좀 더 참고 힘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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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소렌토에 이어서, 남부투어의 마지막 관광지이자 가장 긴 자유시간이 제공되는 관광지인 포지타노로 이동.

 

 

 

소렌토에서 포지타노 가는 길은 이렇게 절벽 아래 펼쳐지는 푸른 지중해의 물결이 끊임없이 넘실대며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다.

계속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 풍경!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포지타노 해변. 한국에선 보기 힘든(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검은 자갈 깔린 해변이 신기하더라.

 

포지타노에서 주어진 자유시간은 약 2시간. 보트투어는 옵션으로 추가 요금을 내야하는데, 여기까지 와서 보트 한 번 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쿨하게 19유로를 더 내고 보트에 탑승했다. 이 날 투어 참여했던 사람들 중 세 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보트 위에 올랐으니 다들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이런 마인드는 직장인 되고나서 더더욱 심해진 것 같다. 학생때는 제대로 된 월수입도 없이 한 달씩 길고 긴 여행을 하며 하루에도 몇번씩 중간중간 예산점검을 하고, 추가지출이나 낭비가 없도록 체크 또 체크했었다. 그런데 직장인 되고, 짧은 휴가 겨우 내서 오는 여행인데 뭘 아껴? 펑펑 써봤자 일주일 여행경비가 얼마나 비싸지겠어? 하는 마인드...

학생때는 한끼에 20유로 이상인 밥 먹을라치면 벌벌 떨곤 했는데.. 케밥도 엄청 많이 먹고..

이번엔 정말 거의 매끼 20유로 이상을 쓴 듯 하다 허허.

 

 

그렇게 해서 타게 된 보트. 해안선과 멀어지기 시작할 때 찍은 사진.

 

살짝 흐린 하늘 아래에서조차 지중해의 물빛은 상큼한 푸른빛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절벽 위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알록달록한 집들도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냈다.

 

 

보트 위에서 찍은 사진 하나. 이 사진만 보면 엄청 평온하고 우아한(?) 보트투어였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ㅠ

그야말로 보트 위는 서바이벌 게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난장판이었다..  흐린 하늘 아래 보기엔 제법 평온해 보였던 바다는, 실제로 보트를 타고 나가보니 한없이 거칠고 난폭했다.ㅠ

 

배는 2층짜리로, 1층에는 선실이 있고 유리를 통해서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어있고, 2층엔 손잡이만 달려있는 갑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처음엔 너도나도 바닷바람을 맞으며 원없이 경치를 구경할 생각으로 갑판위로 올라갔었는데, 배가 출발한지 5분도 안되어서 남자여자 할 것 없이 다들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배와 부딪힌 바닷물이 갑판 위까지 올라와 사람들의 옷가지와 머리카락을 흠뻑 젖게 했고, 바람이 너무 세서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 정도였다. 배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갑판위로 누군가의 아이폰이 떨어져 미끄러져 내려가는걸 다른 사람이 겨우 붙잡아 주고... 내 선글라스도 한 번 떨어졌던거 겨우 주워서 구해내고... 결국 같은 보트 탑승자 중 한명은 선글라스를 지중해 푸른 바닷물에 입수시키고야 말았다. 아아, 선글라스여 그대 지중해의 바다에 고이 잠들지어다 .. 남의 선글라스지만서도 왠지 안타까웠달까... ㅎㅎㅎ 뭐, 지나고 나면 그것도 추억이겠지만.

 

옷이 젖는거나 선글라스 떨어지는 걸 둘째치고, 이 날 입고갔던 살랑거리는 소재의 원피스가 마릴린 먼로 st.로 올라갈 기세기에 나는 결국 touche를 외치고 선실로 후퇴했다. ㅠ 선실로 내려가는것도 어찌나 힘들었는지.. ㅎㅎ 완전 기다시피 해서 계단까지 겨우겨우 가서는 1층에서 대기타고 있던 선원의 도움으로 겨우 내려갈 수 있었다.

 

끝없이 요동치던 배도 다시 해안가로 돌아갈때는 좀 잠잠해길래 선실 안에서 꿈쩍도 않고 있다가 다시 나가서는 사진을 찰칵.

하지만 이떄도 절.대.로. 2층 갑판 위로 다시 올라가진 않았다...  선실 밖에서만 잠깐 돌아다니다 그것도 바람은 여전히 세길래 바로 gg치고 선실로 후퇴.

 

 

같은 풍경이지만, 세로, 가로로 담은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둘 다 올리고야 마는 나의 마음...

 

그리고 다시 돌아온 해안가! 가기 전 사진으로 수없이 보아왔던 풍경이지만 역시 실물이 주는 감동에 비할 바가 안된다.

절벽과 푸른 바닷물의 조화에서 자연에 대한 감동을 뭉클하게 느끼고,

저 좁은 절벽에 길을 내고 집을 다닥다닥 지어낸 인간들에게 혀를 내두르고,

알록달록 칠해진 집들이 자연에 더해져 만들어내는 엽서같은 풍경에 감탄을 하고.

 

배 타고 남은 자유시간동안은 사진을 좀 더 여유롭게 찍고 포지타노 마을을 조금 둘러보기로 결정.

이곳을 배경으로 내가 나오게 사진을 여러장 찍어 남겼지만, 여기엔 이것 하나만 올리련다. ㅎㅎ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해변가를 뒤로 하고, 이제는 집합소까지 밍기적 걸어가며 상점들과 거리를 구경하기로.

 

 

 

 

사람이 사는 맛은 나지 않지만, 포지타노는 골목골목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해서 짧은시간 구경하기엔 참 괜찮은 곳이다.

좀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바닷가가 내려다 보이는 야외 테라스에 앉아서 맥주를 홀짝였을텐데 - 시간에 쫓기는 패키지 투어라 패스. 아쉽아쉽.

 

상점들만 제대로 둘러봐도 시간 꽤나 보내겠다는 생각이 -

 

 

포지타노의 마지막은 레몬셔벳으로 마무리 - !

이 곳이 레몬으로 유명한지 온갖 상점들이 레몬 관련 상품들로 넘쳐난다. 레몬 바디로션, 비누, 향초, 술 등등...

레몬술도 시음을 해 보았는데 너무 독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온더락 해서 많이 희석시켜 먹으면 진짜 맛있을 것 같긴 했지만.

 

레몬셔벳을 먹어보라고 가이드가 추천해서 너도나도 상점에서 사서 먹어봤는데 꽤 괜찮았다.

가격도 현지 음식물가를 고려했을때 그리 비싸지 않았던 것 같고, 레몬의 시큼새콤한 맛이 제대로 전해졌달까.

처음엔 진짜 셔서 살짝 찡그렸는데 금새 적응해서 마지막엔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던 맛.

레몬이라니, 푸른 지중해와 참 어울리네 - 라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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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당일치기 남부투어 상품을 이용해서 짧은 여행기간에 방문할 수 있었던 소렌토.

방문이라고 하기도 뭣한 것이 정말 차만 절벽 위에 세워두고 포토타임 가진거라... 

 

단체로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도 너무너무 싫어하고,

내맘대로 제대로 구경하지 못하는것도 싫어해서 여지껏 투어라곤 신청해본 적이 없었지만, 

이탈리아 남부 해안가를 보고싶은 마음이 너무 큰데다 혼자 여행하려면 시간과 비용은 둘째치고 치안이 걱정이었기에 

처음으로 투어를 신청하기로 결심.  

 

그렇게 큰 마음 먹고 신청한 투어인데 .... 하필이면 그 짧은 여행기간 중 바닷가 보러 간다는 바로 그 날 날씨가 흐릴건 뭐람.

흐리다 못해 첫 목적지였던 폼페이에서는 후드득 소나기까지 맞았다.

바닷가 간다고 해서 가장 칼라풀한 색의 나풀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갔었는데 말이지!

 

하지만 누구나 알 법한 슬픈 종말을 맞이했던 도시의 유적지엔 흐린 닐씨가 더 어울리는 법이라며

같이 투어하며 말 튼 사람들과 합리화.... 허허

바닷가 도착할 무렵엔 레드썬! 하고 햇빛이 쨍쨍하리라, 라고 간절함 섞인 말을 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되었다!

바람은 세게 불고 생각보다 추웠지만서도, 파란 하늘과 바다를 볼 수 있었기에 대만족!

 

고등학교 음악시간, 수행평가로 불러야 했던 '돌아오라 소렌토로'의 바로 그 소렌토에 내가 진짜 오게 되다니...

구비구비 펼쳐진 절벽식 해안은 아일랜드에서 실컷봐서 신기할 건 없었지만, 그것 외에 나머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기후의 영향을 받아 알록달록하고 지붕이 평평한 건물들이 절벽 위에 다닥다닥 붙어있고,

태어나서 처음 본 지중해의 바닷빛은 오묘한 푸른색 - 아 정말 아름다웠다.  

 

 

어짜피 사진 백 장 찍어봤자 다 고만고만할 것을 알면서도,

수십장 찍어놓고 나중에 절반 이상은 지워버리게 될 것을 알면서도

눈 앞의 풍경을 조금이나마 사실에 가깝게 담아 가져가고 싶은 마음에 계속해서 셔터를 누르게 되더라.

세로로도 여러장, 가로로도 여러장....  

 

 

 

미친듯이 불어대는 바닷바람에 머릿카락은 손을 쓸 수도 없이 헝클어져 갔지만

이렇게 제법 잘 나온 사진 두 장을 건질 수 있었다! 럭키! 사진 찍어주신 분 복받으실 거에요  ~

 

 

 

여행에서 돌아온 지 이제 한달이 되었는데,

사진 속 강렬한 햇빛을 보니 참 그립고, 어색하고.

그 강렬했던 햇빛의 흔적은 내 발등 위 탐스신발 자국으로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는데-

 

 

Posted by 강지님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 어떤 단어와 표현을 가져다 붙여도 이 때 느낀 감동을 오롯이 담아낼 수 없을텐데.

 

브람스 Op. 118 No. 2를 들으며 감상한 포로 로마노의 야경은 이번 여행 최고로 뭉클한 순간이었다.

그 어떤 아름다운 유럽식 건물들보다도,

이천년이 넘는 긴 시간 속에서도 꿋꿋하게

그 형태와 자태를 지켜내고 있는 유적들의 달빛 아래 모습에 절로 탄성이 나오더라 -

 

'위대함'이라는 단어를 나는 이 날의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다.

 

 

Posted by 강지님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가장 기대가 컸던 음식, 젤라또!

학생시절 돈 아껴가며 장기여행 할 때에도 먹고싶은 거 만큼은 참지말고 먹자는게 신조였던 나이기에

직장인 휴가로 간 이번 여행에서는 진짜 먹는데 돈을 아낌없이 팍팍 썼다. 그럼에도 예산을 생각보다 알차게 썼어...

눈에 밟히는 '물건'은 구매대행을 통해 나중에라도 구할 수 있지만 먹을 건 현지 그대로의 맛을 살릴수가 없다고!

 

하루에 젤라또 세번... 은 못먹은 날도 있고 먹은 날도 있지만

체류기간동안 먹은 젤라또의 수를 세어보니 일일 평균 1번은 넘는다. 우호호호호

아이스크림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되는 것이 한 번 먹을 때 마다 한국돈 삼사천원이 우습게 팡팡

그래도 그렇게 먹고도 이제와서는 좀 더 먹었어야 하는건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정말 너무, 너무 맛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을 할 법도 한데 역시 이탈리안 젤라또는 진리요 사랑이군요

 

로마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그 유명한 3대 젤라또집과

파워블로거 팻투바하님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맛있었다고 추천한 'Palma'까지 해서 총 네군데를 갔었는데

베스트를 꼽자면 Fassi의 리조(쌀)맛 젤라또와 Palma! 역시 믿고먹는 팻투바하님인건가..ㅎㅎㅎㅎ

특히 Fassi는 숙소가 밀집되어 있는 떼르미니 역 근처인데다 밤 12시까지 영업해서

정말 하루 일정 마치고 밤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랑 같이 걸어가서 먹곤 했다. 아 벌써 그리워라 ~

 

그럼 내가 로마에서 방문한 네군데의 젤라테리아 소개,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두둥

 

 

1. Fassi

 

떼르미니역 근처라 내게는 접근성이 가장 좋았던 젤라테리아이자 3대 젤라테리아 중 하나. 특히 한국사람들한테 유명한 곳이라길래 처음 방문할 때 까지만 하더라도 또 한국인만 넘쳐나고 맛은 별로겠구만... 싶었다. 근데 웬걸. 한국사람도 많지만 외국인이 훨씬 더 많다!

 

모든 젤라테리아가 그렇듯이 계산대에서 먼저 돈을 지불한 다음 영수증을 들고 점원에게 제시한 뒤 먹고싶은 맛을 말하면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빨리 점원과 아이컨택을 해야 한다는 것. 누가 먼저 오고 이런 거 없다 아이컨택 제일 먼저 한 사람이 아이스크림 제일 먼저 받을 수 있다. ㅎㅎㅎ 근데 저렇게 사람들이 미친듯이 많아도 내 차례는 생각보다 빨리 오더이다. ㅎㅎ

 

실내는 꽤 허름하면서도 널찍해서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많고 물을 마실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젤라또를 먹고난 뒤 조금 갈증이 난다면 바로 공짜물 마셔주기에도 좋다.

 

 

젤라또들!!!!! 진열대 속 비쥬얼은 한국의 젤라또 가게들과 비슷하지만서도... 일단 종류가 훨씬 다양하고 못보던 맛도 많아 주문하기 전부터 마음이 두근두근하더이다 +ㅁ+

 

 

이것이 첫 방문때 주문했던 것. 가장 큰 컵으로 패기넘치게 주문했더니 무려 네 가지 맛을 고를 수 있더이다 ㄷㄷ

프라골라(딸기), 리조(쌀), 피스타치오, 그리고 누텔라+우유맛을 시켰더리 저렇게 알차게 담아주고는 위에 생크림을 퍽.

솔직히 첫 방문때는 이탈리아에서 처음 먹어보는 젤라또라는 것에 한참 감격에 겨워 사진을 미친듯이 찍어내느라..... 젤라또가 녹아서 손에 철철철 흘러넘쳤고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새가 없이 재빨리 먹어치웠어야 해서 이렇다할 감흥이 남아있지 않다.

 

 

이건 남부투어 끝나고 사람들이랑 같이 두 번째로 방문했을 때 주문한 것. 오른쪽것은 같이 갔던 한 동생의 젤라또고 왼쪽이 내가 주문한 것이다. 생크림이 이번에도 아주 푸짐하게 위에 얹어져 있다.

이번에는 복숭아맛, 바나나맛, 쌀맛을 주문! 쌀맛은 갈때마다 주문하고 봅니다. 흐흐흐

 

내가 주문한 컵 클로즈업해서 단독샷 찰칵

아니 근데...... 진짜 왜이리도 맛있는 것이냐 ....

이 두 번째 방문때 나는 Fassi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일단 생크림! 개인적으로는 젤라또와 같이 먹는 건 별로라고 생각해서 생크림만 단독으로 퍽퍽 떠서 먹어줬는데 진짜 감동이다.

전혀 느끼하지 않고 너무 달지도 않아서 술술 넘어간다... 이 곳 생크림만 한 통 가득 들고 바닥을 드러낼 때 까지 퍽퍽 떠서 먹어치우고 싶어질 정도! 이런 생크림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내는 것인가.. 이런 생크림으로 롤케익 만들면 정말 대박일텐데!

 

그리고 바나나맛, 복숭아맛 둘 다 얼마나 상큼하고 과일 본연의 맛을 잘 살려냈는지... 특히 복숭아맛의 산뜻함은 으뜸이여라:D

한국인들 모두가 좋아한다는 쌀맛은 내 입맛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쌀맛 최고!

쌀까지 같이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것이.. 고소하면서도 크리미한 것이..... 말로는 설명 못할 그런 맛. 꼭 먹어보시라!

정말 두 엄지손가락 모두 치켜들고 싶을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 ! +_+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 세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떄 주문한 아이스크림.

이때 무슨맛 먹었더라.. 확실한 것은 쌀맛은 또 먹어줬다는 것이다. 역시 생크림도 듬뿍 달라고 해서 먹었지. 후후후

암튼 Fassi는 사랑입니다 특히 쌀맛은 크나큰 사랑입니다. 여러분 로마에 가면 꼭 이곳에서 쌀맛을 먹읍시다.

 

 

 

 2. Giolitti

 

판테온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3대 젤라테리아 중 하나인 지올리띠. 외관부터 파씨와는 달리 고풍스러운 느낌인데 가격 역시 파씨 대비 사악한 편이다. 파씨에서는 큰 컵 먹을 가격에 여기서는 작은 컵... 종업원들도 그닥 친절하진 않지만 초록색 메이드복을 차려입고 주문을 받는다.

 

 

이곳에서는 수박맛이 제일 맛있다고 했고, 수박맛은 파씨에서도 본 적이 없는 맛이라

원래는 두 가지 맛을 고를 수 있는 사이즈의 컵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한 컵 가득 수박맛만 달라고 해서 먹은 사진.

수박씨 대신 콕콕 박혀있는 것은 초콜렛칩! 컵까지 녹색이다보니 정말 수박느낌 제대로 난다.

 

그렇게 해서 먹은 그 유명한 지올리띠의 수박맛 젤라또는..정말 맛잇었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저 수박씨 대신 콕콕 박혀있는 초콜렛칩.

산뜻한 수박맛 젤라또 먹다가 저 초콜렛칩을 먹게 되면 순식간에 입안이 텁텁해진달까....

초콜렛칩 없이 그냥 젤라또만 퍼먹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ㅠ_ㅠ...

개인적으로는 그게 너무 아쉬웠다... 이 초콜렛칩이 또 별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마는...

 

 

 

그래도 젤라또 자체는 맛잇었던 수박맛 젤라또를 들고 매장 앞에서 찰칵!

 

 

 

3. 바티칸 Old Bridge

 

 

로마 3대 젤라테리아 중에서는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바티칸쪽에 위치한 Old Bridge. 앞서 소개한 가게들과는 달리 공간이 매우 협소하며 종류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 그냥 사서 받아들고 걸어가면서 먹거나 가게 앞에서 먹어야 한다.

일단 여기도 가격은 Fassi와 같이 가격이 매우 착한 편.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나질 않으나 우리친구 네이버에 물어보면 다른

po블로거님wer들이 친절하게 깨알같이 다 적어두었을 것으므로 여기서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종류는 적어도 알찬 구성!

뭐먹지 뭐먹지 하고 다른 사람들 주문할 때 옆에서 기웃거리며 고민하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바로 주문!

 

몇유로짜리 먹겠다고 주문을 넣기 시작했는데 이후 살짝 당황.

나는 컵/콘 이야기 한 적이 없는데 내가 주문하기가 무섭게 콘에다 푹푹 퍼주는 것이었다...

콘에 먹는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한창 산뜻하게 아이스크림 먹고나서 과자 먹고 다시 입 속 텁텁해지는 것도 싫고,

내 목적은 아이스크림 먹는건데 콘까지 먹어서 쓸데없이 배불러지는것도 싫고

무엇보다 콘에서 먹다 아이스크림이 녹기 시작하면 정말 손쓸 수 없어진단 말이지!

 

그래도 이미 퍼올리기 시작한 아이스크림 다시 물리며 얼굴 붉히기도 싫었거니와,

한번쯤은 콘에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싶어서 그냥 가만 있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받아들고 나서 보니 오... 역시 비쥬얼은 콘>>>>>>>>(넘사벽)>>>>>>>>> 컵 !

콘에 담은 젤라또가 훨씬 먹음직스럽고 예쁘고 보기도 좋다 호호. 비쥬얼 보고는 급방긋.

그리고 내 개인적인 생각인지 모르겠는데 같은 가격에 콘이 컵보다 양이 더 많은 것 같다.

저 콘 위에 푸짐하게 얹어진 젤라또의 환상적인 자태를 보라! 먹어보기도 전에 뭔가 뿌듯만족 ㅋㅋ

 

 

 

가게 간판 나오게도 기념사진 찰칵.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콘으로 먹어보게 된 것에 신나서 기념사진 찰칵찰칵찰칵.

가게 바로 앞에 쓰레기통도 있겠다 가방 안에는 물티슈도 있겠다 그냥 어디 돌아다니다 아이스크림 폭풍 녹아서 낭패보는 일 없이 다 먹고 움직이기 시작하기로 결정, 펜스에 기대고 서서 미친듯이 모서리부터 녹아 흘러내리기 시작하는 젤라또를 폭풍흡입했다.

 

쌀맛, 리코타치즈+피스타치오맛, 크림맛을 먹었는데

개인적으로 쌀맛은 내 주문을 잘 못알아들은건지... 절대 쌀맛이 아니었고

리코타치즈+피스타치오는 꽤 맛있긴 했지만

크림맛 압승! 이곳에서 처음으로 크림맛에 뿅 눈을 떠 버리고 말았다.

커스터드 크림을 퍼먹는 듯한 맛..... 내가 왜 진작에 끄레마 맛을 몰라서 안먹었을꼬 한스러워질 정도!

크림맛에 새롭게 눈 뜨게 해 준 것만으로도 Old Bridge 너 역시 좋은 인상에 남아있는 곳이야. 호호.

 

 

 

4. Palma

 

마지막으로 소개할 로마의 젤라테리아는, 3대 젤라테리아에는 속하지 않지만

특유의 쫀득거리는 식감과 100가지도 넘는다는 다양한 맛 보유로 hot하게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역시 판테온 근처이며, 3대 젤라테리아 중 하나인 지올리띠랑 도보 5분거리도 안됨. 매우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맛집블로거 팻투바하님과 같이 나 역시 이곳을 로마 최고의 젤라테리아로 손꼽고 싶다.

앞서 말한대로 내가 기대한 젤라또의 쫀득한 식감이 가장 잘 살아있는 곳이라고 할까?

한국에서는 먹어보기 힘든 맛들도 많고. ㅎㅎ

 

이렇게 초코맛 자체도 종류가 미친듯이 다양하다.. 정말 다 먹어보고 싶어라.. 초코는 맛없기도 힘든 맛이길래 처음 가는 곳이라도 일단 믿고 볼 수 있어서 좋아좋아 ㅎㅎ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바로 '초콜렛'! 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나이기에,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초콜릿맛 하나는 꼭 시켜보기로 결정.

 

 

각종 과일맛, 쿠키맛 등이 있는 곳들.. 오른쪽 하단에 코르크 마개들이 보이는지? 바로 샴페인 맛이다!

다른 곳에선 보지 못한 샴페인 맛, 오 특이해 ㅎㅎㅎ

 

 

처음 방문했을 떄 먹은 조합. 바로 누텔라맛과 티라미스 무스맛!

티라미스 무스맛은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그냥 무스크림 퍼먹는 맛이지 아이스크림 특유의 시원함도 없고... 그냥 냉장보관한 크림 같았어서 개인적으로는 실패한 초이스.

 

하지만 같이 주문한 누텔라맛은 정말 최고였다! 누텔라 맛도 찐하고 식감도 쫀득거리고..... 내가 이탈리아 오기 전 기대했던 젤라또의 식감이어서 더더욱 맘에 들었다. 이곳만큼은 로마를 떠나기 전 또 한 번 와서 먹어야겠다고 결심했었지....

 

 

 

 

.....그리고 그 결심은 현실이 되어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시켜먹은 젤라또 사진.

맨 밑에는 지올리띠에서도 맛있게 먹었던 수박맛을,

그 위에는 신기해했던 샴페인맛과 누텔라+리조(쌀) 맛을 시켜먹었다.

 

샴페인맛 젤라또는... 정말 술맛이 났다! 식감과 느낌을 비유하자면 그 옛날 쥬시쿨 얼린 뒤 살살 긁어먹어 소르베처럼 먹는 딱 그 느낌? 차이점은 여기서는 쥬시쿨이 아닌 샴페인이고, 정말 알콜 맛까지 확 느껴진다는 것!

엄청 맛있다! 싶은 맛은 아니었지만 기대만큼이나 신기했고 상큼했던 맛이었다. 한번쯤 경험삼아 드셔보세요. 후후

내가 실제 샴페인맛을 잘 몰라서 덜 흥분하는 것일지도 모름..

누텔라+리조는 쫀득거리고 쌀알갱이 씹히는 것이 정말 맛있었다. 그래도 역시 쌀맛만큼은 Fassi를 최고로 손꼽아주고 싶달까.

여기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맨 밑에 깔려있는 수박맛!

지올리띠와는 달리 초콜렛칩 없이 수박맛 젤라또만 있어서

수박맛 젤라또 고유의 맛을 끝까지 즐길 수 있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정말 내가 기대한 맛에 너무너무 만족스럽게 싹싹 긁어먹었달까 - !

 

가격은 지금까지 소개한 젤라테리아들 중 가장 사악한 편이지만....

너무너무 만족스러웠기에 몇 푼 더 내는 거 충분히 감안할 수 있다. 팔마 좋아요 좋아 +ㅁ+

 

 

 

 

... 근데 다 쓰고 보니 맛없다고 써놓은 젤라테리아가 없네..

근데 정말 젤라또만큼은 남들이 맛있다고 한데 중 맛없는 데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거 없다고, 유명세 타고 입소문 난 곳들 중에 막상 가보면 별볼 일 없는데도 많은데 말이다.

기대를 많이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실망스럽지 않게 대만족을 안겨준 로마의 젤라테리아들, 그리고 젤라또들.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고 좋았다 >ㅅ< 또 가고싶어라아아 ~~~

내가 젤라또 맛을 잊지 못하고 예전엔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Palazzo del Freddo 매장까지 한국 와서

큰 컵 가득 혼자 흑미, 백미맛 사서 퍼묵퍼묵 했다는 거 아니겠어 ~

홍대 유명한 젤라또 가게까지 가서는 또 젤라또 보충해 줬다는 거 아니겠어 ~

 

따뜻하고 강렬한 남부 유럽의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젤라또를 먹던 로마에서의 짧은 휴가가 참 그립다, 벌써.

이탈리아는 꼭꼭꼭 다시 가야지.

 

 

Posted by 강지님

2월부터 티켓팅 해놓고 정작 계획은 '무계획이 계획'을 신조로 제대로 짜놓지도 않고 훌쩍 떠나버렸던 여행..

2월에 티켓팅 했을때만 하더라도 회사 동기들과 친구들이 '올해 9월이 오긴 오냐? 아직도 까마득하구만' 했었는데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흘러 입사한지 1년도 지나고.. 포스팅 쓰는 지금은 무려 여행도 이미 다녀온 상태고..

 

직장인의 짧은 휴가를 이용해서 다녀오는 여행, 한 나라 한 도시 제대로 보기에도 부족한 시간임을 알지만,

유럽을 놀러가면서 폴란드 친구 마르타를 안 보고 가기엔 또.. 아쉬웠단 말이지.

그래서 저가항공에 체크인 luggage 추가비용도 기꺼이 부담하고 이탈리아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 역시 줄여가며

바르샤바 in으로 항공권을 예매했었다.

 

바르샤바는 유럽이 처음이라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추천하는 행선지가 아니다. 같은 나라 남쪽도시 크라쿠프라면 모를까...

도시의 절반 이상이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되어 고층빌딩 및 회색건물이 주를 이루기에,

상상했던 유럽 도시와는 사뭇 느낌이 다른 곳이다. 익숙한 회색 도시의 느낌.

그리고 도시가 그만큼 파괴되었다는 것은, 관광지라고 할 만한 유적지 역시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의미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혹독한 2월 추위속에 처음 방문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르샤바는 내게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유럽여행 한 달 가까이 하며 유명한 성당이고 뭐고 다 비슷비슷해 보이고 감흥도 떨어져가는 시기에

마지막 행선지로 찾았던 바르샤바는 앞서 언급했던 이유로 매우 색다르게 다가왔었다.

또한 획일적인 아파트 건물들 등등 공산주의을 지나온 흔적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고.

(소련이 예전에 선물로(?) 지어줬다는 문화과학궁전 외벽엔 북한여성의 조각까지 있다!)

역사적으로도 우리나라 독립운동과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흥미롭고

철저한 고증을 통해 복원해 지금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구시가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도저히 이게 전후 복구과정을 통해 새로 지어졌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굉장하다.

 

클래식 애호가라면 이 도시에서 쇼팽이라는 키워드를 피할 수 없을 것인데,

음감실이 특히 훌륭한 쇼팽박물관과 쇼팽의 심장이 보관되어 있는 성당,

쇼팽의 동상 아래에서 날씨좋은 여름날에는 피아노 연주회가 열린다는 와지엔키 공원 방문으로도

바르샤바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도시다.

 

...아 제목은 먹는 이야기인데 왜이리도 딴 이야기로 길게 썰을 푸느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이 포스팅의 주제로 넘어가 보자면

폴란드는 정말 음식이 맛있는 나라라는 거다!!!!!!!!!!

진심 이태원에 폴란드 식당 하나쯤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없어서 얼마나 아쉬웠던지......

음식 먹으러 폴란드 다시 가야겠구만... 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어찌나 다시 먹어보고 싶던지...

친구에게 아직도 이름을 외우는 몇몇 폴란드 음식들을 읊어주니 정말 기억력 대단하다면서 감탄했을 정도...

 

이번 바르샤바 재방문의 주요 목적 두 가지가 1)친구 만나기 2)폴란드 음식먹기 였던 만큼 1박 2일이라는 짧은 체류시간 동안에도 정말 알차고 뱃살 통통 오르게 잘 먹었다.

 

16시간의 비행동안 무려 4번이나 제공된 맛없는 기내식을 먹고 통 움직이질 못해 속이 덥수룩하고 꿀렁꿀렁 했었는데도 말이지!

 

그럼 이제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사진으로 말해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왼손턱굄+오른손 마우스 스크롤 자세로 편하게 감상하며 중간중간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 사진에는 잠깐 스크롤을 멈추고

침을 질질 흘리며 우와-맛있겠다- 감탄 정도 해주면 좋겠다. (음?)

 

처음은 공항까지 마중나와준 마르타와 함께 마르타네 집부터 먼저 들려 짐을 풀고

집에서 친구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점심을 먹은 사진들.

 

 

 

 

그냥 평범한 크레페! 폴란드 음식의 특징 중 하나가 밀가루를 활요한 음식이 엄청 많다는 거다.

이 날 먹은 크레페는 두 가지 종류였는데 하나는 토마토 페이스트에 강낭콩, 옥수수 들이 들어가 그냥 피자 먹는 맛과 비슷했었었고, 다른 하나가 달달한 하얀 치즈 필링이 들어간 크레페였는데 이게 대박! 너무 맛있어서 하나씩만 먹는다는걸 치즈필링은 두개나 꿀꺽해 버렸는지 뭔가....

내가 왔다고 대낮부터 불가리아산 와인을 한 잔 따라주셨는데 달달하고 목넘김이 괜찮아 반주하기 딱 좋았던 것 같다.

그나저나 불가리아산 와인은 처음이었구만.

 

 

그리고.... 크레페 세개에 이미 배가 터질 것 같이 불렀던 내 앞에 나타난 유혹...... 아내의 유혹보다 더 강렬한 유혹....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자태의 달다구리님께서 오븐에서 갓 구워진 상태로 등장해주신 거다!!!!!

정체는 바로 친구네 어머니께서 직접 만드신 자두 머랭 케이크. 

같은 레시피로 계절마다 과일 종류만 바꿔서 즐겨 만드신다는데 요즘엔 자두가 제철이라 자두로 만들어보셨다고..

아니 근데 머랭이라니 !!! 머랭이라니!! 케익 전체를 덮는 머랭이라니!

자두라니!!!! 그리고 저 노릇노릇하고 큼직한 비쥬얼이라니!!!!
아무리 배가 터져도 이건 갓 구워진 상태로 무조건 한조각은 맛봐야 하는거다!

 

 

한조각 냉큼 잘라 찍은 단면샷. 그리고 바로 꿀꺽...

아... 정말... 마르타 어머니는 정말............ 위대하신 분이다..

지난번에 방문했을때도 온갖 맛있는 음식들로 나를 홀딱 반하게 하셨었는데

이날도 역시 믿고먹는 음식들... 이 케이크 맛을 잊을 수 없다 레시피를 달라고 졸라야 하나 ㅠㅠㅠㅠㅠㅠ

이거랑 비슷한 케이크 보신 분들 제보 받습니다 받아요...

비릿하지 않고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머랭과 상큼한 자두, 바삭한 식감의 케이크 시트 트리오의 환상궁합!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도저히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아... 사진 보니 또 먹고 싶어라.. 차냥차냥

 

 

 

두번째 사진은 지난 겨울 유럽여행 포스팅 올리다 ㅈㅈ쳤음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단독 포스팅까지 작성해가며 찬양 또 찬양했었던 폴란드식 만두 피에로기!(Pierogi) 

 

원래 한 접시 분량이 만두 6개인데, 이 날 가보니 반접시씩도 팔길래 두 가지 종류를 시켜보았다.

그래봤자 둘 다 달달한 치즈 필링... 다른점이 있다면 보랏빛이 도는건 안에 베리류 추가.  

 

이것이 지난 바르샤바 방문때 나로하여금 떡실신하게 했던 달달한 하얀 치즈 필링의 피에로기!

정말 다시먹어도..... 맛있었다....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없어져갈때마다 어찌나 아쉽던지.. 게다가 가격도 착해...

친구 말로는 피에로기는 밀가루 반죽이 어려워 요즘엔 대부분 직접 반죽하지 않고 슈퍼에서 파는 반죽을 사서 만든다고..

마치 우리가 시중에서 만두피 사서 만두 만들듯이 말이다.

 

하.. 정말.. 한국에서 이거 누가 만들어서 안파나요...... 

 

 

이게 이번에 새로 먹어본 베리가 들어간 치즈필링의 피에로기!

이것 역시 새콤달콤하고 맛있었다. 심플한 기본 치즈필링과 비교했을때 뭐가 더 맛있는지 하나만 콕 찝어 말하기 어렵고 또 어렵도다...

안에는 curd 치즈가 들어간다는데 수입치즈상가에서 사서 한 번 만들어봐?

만두피 사서라도 아쉬운대로 함 만들어봐 진짜? 너무 먹고 싶은데...

 

사랑스런 삐에로기를 파는 사랑스런 붉은 외벽의 삐에로기 가게 앞에서 기념사진까지 ㅋㅋㅋ 아 정말 이곳을 다시 갈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번 바르샤바 재방문은 충분히 가치있었어... 암 그렇고말고..

 

 

 

다음사진은 역시 지난번 방문 때 나를 사로잡은 초콜렛 플레이스, Wedel!

 

중심가와는 사알짝 떨어진, 그래도 충분히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곳에 위치한 Wedel 본점.

우아한 실내 분위기 속에서 달달한 초콜릿 드링크를 홀짝이다 보면

내가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달까 ~

원래는 사진상에서 오른쪽으로 꺾어들어가면 더 우아한 느낌의 살롱이 따로 있는데 자리가 꽉 차 있길래

그냥 홀 쪽에 자리잡고 찍은 사진. 홀도 근데 참 사랑스럽게 꾸며져 있지 않나요 -

 

우리가 주문한 초콜릿 드링크 두 잔이 나왔다! 짜잔 -

친구가 시킨건 시원한 민트초코 드링크, 내가 시킨건 따뜻한 마지판 밀크초코 드링크!

마지판과 초코의 궁합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러운데 여기 초코가 좀 맛있어야지?

정말 스푼으로 싹싹 긁어먹었을 정도로 너무너무 맛있었다! 어떤 음료를 시켜도 후회없는 이곳....

 

우리나라에선 마지판도 먹기 힘들고..... wedel 초콜릿이 판매되는 건 더더욱 볼 날이 없겠지...

아 정말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린트 고디바 이런 애들보다 베델이 훠어어얼씬 더 맛있단 말이다 !

고급스런 수제초코부터 시판용 포장초콜릿까지 제품군도 다양하고 죄다 맛있고....

내가 꼽는 유럽 3대 밀크초콜릿은 핀란드의 Fazer, 영국의 Cadbury 그리고 바로바로 폴란드의 Wedel!

이번에도 초콜릿을 좀 사오긴 했는데 짐줄인다고 하나씩밖에 안사와서 한입한입 먹을 때 마다 아쉬움에 눈물을 흘릴 것 같구나

 

 

 

마지막 사진은 폴란드에서 이탈리아로 이동하는 날,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먹은 푸짐-한 아침식사 사진

 

치즈와 각종 햄, 소시지들!

저 쭈글쭈글한 소시지는 처음 본 건데, 폴란드 소시지라고~

적당히 짭쪼롬한것이 꽤 맛있어서 소시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저 중의 절반은 먹어버린 것 같다..  

 

풀로 세팅되기 전의 사진. 테이블 맨 뒷쪽에 있는 저 우아한 음식은 어제 먹고 남은 케이크... 후후후후

이 사진을 찍으면서도 후식으로 두조각은 먹어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다는거! 

 

 

 이건 양배추를 밀가루 묻혀 굴려만든 것 같은 음식!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고 담백한 것이 별미까진 아니지만 아침식사로 딱 먹기 좋았던 음식.  사진 속 때깔이 참 곱고 먹음직스럽구만 그려. 승리의 미러리스!

 

 식사하다가 중간에 찰칵. 후추를 후추후추 뿌린 토마토+피망에 빵에 버터에 치즈에... 정말 푸짐했던 식사!XD

 

커피마시면서 친구 찍어댄 사진 후후후... 이 사진 찍을 때 나는 벼르던대로 케이크를 먹고 있었다.

결국엔 아침을 저렇게 푸짐하게 먹고도 케익을 두조각이나 더 먹어치웠다는거!!! :b

 

사진엔 없지만 저녁엔 폴란드 전통 꿀술에 홍차까지 마셨었다는거...

정말 짧은 시간동안 극진하게 음식대접 받고 또 열심히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먹을거 찾아다녔다는거...

 

열심히 구글링 해서 저 케이크랑 피에로기 레시피라도 꼭꼭꼭 찾아보리라!!!! XD

 

그리고 내년에 마르타 한국이랑 일본 놀러오면 여기저기 데리고 다녀야지..

한과를 미친듯이 좋아해 이번에도 한과 한박스를 트렁크에 넣어가서 챙겨줬었는데..

지난번 한국 왔었을 땐 보신탕 먹어보고 싶다고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하더니

식당 가서 나보다도 더 잘 먹어치워서 식당아줌마들까지 깜짝 놀라게 했을 정도로

외국 식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편견도 없는 대단한 친구.

그리고 나보다 일본어도 잘하고, 폴란드의 서울대(?)인 바르샤바 대학 학부+석사 출신의 유능한 미녀친구.

내년까지 돈 착실하게 모아서 꼭 놀러와라 진짜! 나 역시 열심히 너의 배를 부르게 하리라-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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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