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가장 기대가 컸던 음식, 젤라또!
학생시절 돈 아껴가며 장기여행 할 때에도 먹고싶은 거 만큼은 참지말고 먹자는게 신조였던 나이기에
직장인 휴가로 간 이번 여행에서는 진짜 먹는데 돈을 아낌없이 팍팍 썼다. 그럼에도 예산을 생각보다 알차게 썼어...
눈에 밟히는 '물건'은 구매대행을 통해 나중에라도 구할 수 있지만 먹을 건 현지 그대로의 맛을 살릴수가 없다고!
하루에 젤라또 세번... 은 못먹은 날도 있고 먹은 날도 있지만
체류기간동안 먹은 젤라또의 수를 세어보니 일일 평균 1번은 넘는다. 우호호호호
아이스크림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되는 것이 한 번 먹을 때 마다 한국돈 삼사천원이 우습게 팡팡
그래도 그렇게 먹고도 이제와서는 좀 더 먹었어야 하는건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정말 너무, 너무 맛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을 할 법도 한데 역시 이탈리안 젤라또는 진리요 사랑이군요
로마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그 유명한 3대 젤라또집과
파워블로거 팻투바하님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맛있었다고 추천한 'Palma'까지 해서 총 네군데를 갔었는데
베스트를 꼽자면 Fassi의 리조(쌀)맛 젤라또와 Palma! 역시 믿고먹는 팻투바하님인건가..ㅎㅎㅎㅎ
특히 Fassi는 숙소가 밀집되어 있는 떼르미니 역 근처인데다 밤 12시까지 영업해서
정말 하루 일정 마치고 밤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랑 같이 걸어가서 먹곤 했다. 아 벌써 그리워라 ~
그럼 내가 로마에서 방문한 네군데의 젤라테리아 소개,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두둥
1. Fassi

떼르미니역 근처라 내게는 접근성이 가장 좋았던 젤라테리아이자 3대 젤라테리아 중 하나. 특히 한국사람들한테 유명한 곳이라길래 처음 방문할 때 까지만 하더라도 또 한국인만 넘쳐나고 맛은 별로겠구만... 싶었다. 근데 웬걸. 한국사람도 많지만 외국인이 훨씬 더 많다!
모든 젤라테리아가 그렇듯이 계산대에서 먼저 돈을 지불한 다음 영수증을 들고 점원에게 제시한 뒤 먹고싶은 맛을 말하면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빨리 점원과 아이컨택을 해야 한다는 것. 누가 먼저 오고 이런 거 없다 아이컨택 제일 먼저 한 사람이 아이스크림 제일 먼저 받을 수 있다. ㅎㅎㅎ 근데 저렇게 사람들이 미친듯이 많아도 내 차례는 생각보다 빨리 오더이다. ㅎㅎ
실내는 꽤 허름하면서도 널찍해서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많고 물을 마실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젤라또를 먹고난 뒤 조금 갈증이 난다면 바로 공짜물 마셔주기에도 좋다.


젤라또들!!!!! 진열대 속 비쥬얼은 한국의 젤라또 가게들과 비슷하지만서도... 일단 종류가 훨씬 다양하고 못보던 맛도 많아 주문하기 전부터 마음이 두근두근하더이다 +ㅁ+


이것이 첫 방문때 주문했던 것. 가장 큰 컵으로 패기넘치게 주문했더니 무려 네 가지 맛을 고를 수 있더이다 ㄷㄷ
프라골라(딸기), 리조(쌀), 피스타치오, 그리고 누텔라+우유맛을 시켰더리 저렇게 알차게 담아주고는 위에 생크림을 퍽.
솔직히 첫 방문때는 이탈리아에서 처음 먹어보는 젤라또라는 것에 한참 감격에 겨워 사진을 미친듯이 찍어내느라..... 젤라또가 녹아서 손에 철철철 흘러넘쳤고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새가 없이 재빨리 먹어치웠어야 해서 이렇다할 감흥이 남아있지 않다.

이건 남부투어 끝나고 사람들이랑 같이 두 번째로 방문했을 때 주문한 것. 오른쪽것은 같이 갔던 한 동생의 젤라또고 왼쪽이 내가 주문한 것이다. 생크림이 이번에도 아주 푸짐하게 위에 얹어져 있다.
이번에는 복숭아맛, 바나나맛, 쌀맛을 주문! 쌀맛은 갈때마다 주문하고 봅니다. 흐흐흐

내가 주문한 컵 클로즈업해서 단독샷 찰칵
아니 근데...... 진짜 왜이리도 맛있는 것이냐 ....
이 두 번째 방문때 나는 Fassi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일단 생크림! 개인적으로는 젤라또와 같이 먹는 건 별로라고 생각해서 생크림만 단독으로 퍽퍽 떠서 먹어줬는데 진짜 감동이다.
전혀 느끼하지 않고 너무 달지도 않아서 술술 넘어간다... 이 곳 생크림만 한 통 가득 들고 바닥을 드러낼 때 까지 퍽퍽 떠서 먹어치우고 싶어질 정도! 이런 생크림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내는 것인가.. 이런 생크림으로 롤케익 만들면 정말 대박일텐데!
그리고 바나나맛, 복숭아맛 둘 다 얼마나 상큼하고 과일 본연의 맛을 잘 살려냈는지... 특히 복숭아맛의 산뜻함은 으뜸이여라:D
한국인들 모두가 좋아한다는 쌀맛은 내 입맛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쌀맛 최고!
쌀까지 같이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것이.. 고소하면서도 크리미한 것이..... 말로는 설명 못할 그런 맛. 꼭 먹어보시라!
정말 두 엄지손가락 모두 치켜들고 싶을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 ! +_+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 세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떄 주문한 아이스크림.
이때 무슨맛 먹었더라.. 확실한 것은 쌀맛은 또 먹어줬다는 것이다. 역시 생크림도 듬뿍 달라고 해서 먹었지. 후후후
암튼 Fassi는 사랑입니다 특히 쌀맛은 크나큰 사랑입니다. 여러분 로마에 가면 꼭 이곳에서 쌀맛을 먹읍시다.
2. Giolitti

판테온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3대 젤라테리아 중 하나인 지올리띠. 외관부터 파씨와는 달리 고풍스러운 느낌인데 가격 역시 파씨 대비 사악한 편이다. 파씨에서는 큰 컵 먹을 가격에 여기서는 작은 컵... 종업원들도 그닥 친절하진 않지만 초록색 메이드복을 차려입고 주문을 받는다.


이곳에서는 수박맛이 제일 맛있다고 했고, 수박맛은 파씨에서도 본 적이 없는 맛이라
원래는 두 가지 맛을 고를 수 있는 사이즈의 컵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한 컵 가득 수박맛만 달라고 해서 먹은 사진.
수박씨 대신 콕콕 박혀있는 것은 초콜렛칩! 컵까지 녹색이다보니 정말 수박느낌 제대로 난다.
그렇게 해서 먹은 그 유명한 지올리띠의 수박맛 젤라또는..정말 맛잇었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저 수박씨 대신 콕콕 박혀있는 초콜렛칩.
산뜻한 수박맛 젤라또 먹다가 저 초콜렛칩을 먹게 되면 순식간에 입안이 텁텁해진달까....
초콜렛칩 없이 그냥 젤라또만 퍼먹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ㅠ_ㅠ...
개인적으로는 그게 너무 아쉬웠다... 이 초콜렛칩이 또 별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마는...

그래도 젤라또 자체는 맛잇었던 수박맛 젤라또를 들고 매장 앞에서 찰칵!
3. 바티칸 Old Bridge


로마 3대 젤라테리아 중에서는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바티칸쪽에 위치한 Old Bridge. 앞서 소개한 가게들과는 달리 공간이 매우 협소하며 종류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 그냥 사서 받아들고 걸어가면서 먹거나 가게 앞에서 먹어야 한다.
일단 여기도 가격은 Fassi와 같이 가격이 매우 착한 편.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나질 않으나 우리친구 네이버에 물어보면 다른
po블로거님wer들이 친절하게 깨알같이 다 적어두었을 것으므로 여기서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종류는 적어도 알찬 구성!
뭐먹지 뭐먹지 하고 다른 사람들 주문할 때 옆에서 기웃거리며 고민하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바로 주문!

몇유로짜리 먹겠다고 주문을 넣기 시작했는데 이후 살짝 당황.
나는 컵/콘 이야기 한 적이 없는데 내가 주문하기가 무섭게 콘에다 푹푹 퍼주는 것이었다...
콘에 먹는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한창 산뜻하게 아이스크림 먹고나서 과자 먹고 다시 입 속 텁텁해지는 것도 싫고,
내 목적은 아이스크림 먹는건데 콘까지 먹어서 쓸데없이 배불러지는것도 싫고
무엇보다 콘에서 먹다 아이스크림이 녹기 시작하면 정말 손쓸 수 없어진단 말이지!
그래도 이미 퍼올리기 시작한 아이스크림 다시 물리며 얼굴 붉히기도 싫었거니와,
한번쯤은 콘에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싶어서 그냥 가만 있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받아들고 나서 보니 오... 역시 비쥬얼은 콘>>>>>>>>(넘사벽)>>>>>>>>> 컵 !
콘에 담은 젤라또가 훨씬 먹음직스럽고 예쁘고 보기도 좋다 호호. 비쥬얼 보고는 급방긋.
그리고 내 개인적인 생각인지 모르겠는데 같은 가격에 콘이 컵보다 양이 더 많은 것 같다.
저 콘 위에 푸짐하게 얹어진 젤라또의 환상적인 자태를 보라! 먹어보기도 전에 뭔가 뿌듯만족 ㅋㅋ

가게 간판 나오게도 기념사진 찰칵.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콘으로 먹어보게 된 것에 신나서 기념사진 찰칵찰칵찰칵.
가게 바로 앞에 쓰레기통도 있겠다 가방 안에는 물티슈도 있겠다 그냥 어디 돌아다니다 아이스크림 폭풍 녹아서 낭패보는 일 없이 다 먹고 움직이기 시작하기로 결정, 펜스에 기대고 서서 미친듯이 모서리부터 녹아 흘러내리기 시작하는 젤라또를 폭풍흡입했다.
쌀맛, 리코타치즈+피스타치오맛, 크림맛을 먹었는데
개인적으로 쌀맛은 내 주문을 잘 못알아들은건지... 절대 쌀맛이 아니었고
리코타치즈+피스타치오는 꽤 맛있긴 했지만
크림맛 압승! 이곳에서 처음으로 크림맛에 뿅 눈을 떠 버리고 말았다.
커스터드 크림을 퍼먹는 듯한 맛..... 내가 왜 진작에 끄레마 맛을 몰라서 안먹었을꼬 한스러워질 정도!
크림맛에 새롭게 눈 뜨게 해 준 것만으로도 Old Bridge 너 역시 좋은 인상에 남아있는 곳이야. 호호.
4. Palma
마지막으로 소개할 로마의 젤라테리아는, 3대 젤라테리아에는 속하지 않지만
특유의 쫀득거리는 식감과 100가지도 넘는다는 다양한 맛 보유로 hot하게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역시 판테온 근처이며, 3대 젤라테리아 중 하나인 지올리띠랑 도보 5분거리도 안됨. 매우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맛집블로거 팻투바하님과 같이 나 역시 이곳을 로마 최고의 젤라테리아로 손꼽고 싶다.
앞서 말한대로 내가 기대한 젤라또의 쫀득한 식감이 가장 잘 살아있는 곳이라고 할까?
한국에서는 먹어보기 힘든 맛들도 많고. ㅎㅎ

이렇게 초코맛 자체도 종류가 미친듯이 다양하다.. 정말 다 먹어보고 싶어라.. 초코는 맛없기도 힘든 맛이길래 처음 가는 곳이라도 일단 믿고 볼 수 있어서 좋아좋아 ㅎㅎ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바로 '초콜렛'! 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나이기에,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초콜릿맛 하나는 꼭 시켜보기로 결정.

각종 과일맛, 쿠키맛 등이 있는 곳들.. 오른쪽 하단에 코르크 마개들이 보이는지? 바로 샴페인 맛이다!
다른 곳에선 보지 못한 샴페인 맛, 오 특이해 ㅎㅎㅎ

처음 방문했을 떄 먹은 조합. 바로 누텔라맛과 티라미스 무스맛!
티라미스 무스맛은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그냥 무스크림 퍼먹는 맛이지 아이스크림 특유의 시원함도 없고... 그냥 냉장보관한 크림 같았어서 개인적으로는 실패한 초이스.
하지만 같이 주문한 누텔라맛은 정말 최고였다! 누텔라 맛도 찐하고 식감도 쫀득거리고..... 내가 이탈리아 오기 전 기대했던 젤라또의 식감이어서 더더욱 맘에 들었다. 이곳만큼은 로마를 떠나기 전 또 한 번 와서 먹어야겠다고 결심했었지....

.....그리고 그 결심은 현실이 되어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시켜먹은 젤라또 사진.
맨 밑에는 지올리띠에서도 맛있게 먹었던 수박맛을,
그 위에는 신기해했던 샴페인맛과 누텔라+리조(쌀) 맛을 시켜먹었다.
샴페인맛 젤라또는... 정말 술맛이 났다! 식감과 느낌을 비유하자면 그 옛날 쥬시쿨 얼린 뒤 살살 긁어먹어 소르베처럼 먹는 딱 그 느낌? 차이점은 여기서는 쥬시쿨이 아닌 샴페인이고, 정말 알콜 맛까지 확 느껴진다는 것!
엄청 맛있다! 싶은 맛은 아니었지만 기대만큼이나 신기했고 상큼했던 맛이었다. 한번쯤 경험삼아 드셔보세요. 후후
내가 실제 샴페인맛을 잘 몰라서 덜 흥분하는 것일지도 모름..
누텔라+리조는 쫀득거리고 쌀알갱이 씹히는 것이 정말 맛있었다. 그래도 역시 쌀맛만큼은 Fassi를 최고로 손꼽아주고 싶달까.
여기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맨 밑에 깔려있는 수박맛!
지올리띠와는 달리 초콜렛칩 없이 수박맛 젤라또만 있어서
수박맛 젤라또 고유의 맛을 끝까지 즐길 수 있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정말 내가 기대한 맛에 너무너무 만족스럽게 싹싹 긁어먹었달까 - !
가격은 지금까지 소개한 젤라테리아들 중 가장 사악한 편이지만....
너무너무 만족스러웠기에 몇 푼 더 내는 거 충분히 감안할 수 있다. 팔마 좋아요 좋아 +ㅁ+
... 근데 다 쓰고 보니 맛없다고 써놓은 젤라테리아가 없네..
근데 정말 젤라또만큼은 남들이 맛있다고 한데 중 맛없는 데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거 없다고, 유명세 타고 입소문 난 곳들 중에 막상 가보면 별볼 일 없는데도 많은데 말이다.
기대를 많이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실망스럽지 않게 대만족을 안겨준 로마의 젤라테리아들, 그리고 젤라또들.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고 좋았다 >ㅅ< 또 가고싶어라아아 ~~~
내가 젤라또 맛을 잊지 못하고 예전엔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Palazzo del Freddo 매장까지 한국 와서
큰 컵 가득 혼자 흑미, 백미맛 사서 퍼묵퍼묵 했다는 거 아니겠어 ~
홍대 유명한 젤라또 가게까지 가서는 또 젤라또 보충해 줬다는 거 아니겠어 ~
따뜻하고 강렬한 남부 유럽의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젤라또를 먹던 로마에서의 짧은 휴가가 참 그립다, 벌써.
이탈리아는 꼭꼭꼭 다시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