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첫번째 날을 함께한, 내가 교토에서 제일 좋아하는 절, 淸水寺.
볼 것이라고는 도금된 건물 딸랑 하나뿐인 금각사나, 좋긴 한데 뭔가 오백엔이나 되는 거금의 입장료 치고는 좀 아쉽단 생각이 드는 긴카쿠지보다 훨씬 일본 절만의 매력이 폴폴 풍겨져 나오는 곳. 산책도 보다 여유롭게 할 수 있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제일 근사하고, 고층 건물을 잘 활용하는 일본 전통 절의 매력이 넘쳐나는 곳이다. 게다가 입장료도 300엔으로 교토의 대부분의 절보다 싸기까지 하니, 아니 좋아할 수가 없도다. 여길 보고 나서 산넨자카와 니넨자카로 이어지는 산책로도 좋고!

청명한 파스텔빛 하늘이 먼저 우리 가족을 반겨주더라. 산책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

올라가서 보면 이렇게 아랫쪽의 산책로가 내려다보인다.

묶여져 있는 오미쿠지. 나는 올해 거의 처음으로 대길이 아닌 그냥 '길'을 뽑았다. 쳇.

본당의 모습. 1633년에 재건되었다고 한다. 저 마루에 서면 교토 시내가 한눈에 들여다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시야를 가로막는 것이 없으니까. 교토는 법적으로 교토역을 제외하고 45m 이상의 건축물을 세우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우리나라 경주도 그렇다고 하지, 아마?
가로로 찍어본 모습.
각도를 조금 달리해서 담아본 본당의 모습.
저 마루에서 뛰어내린다는 일본 속담도 있다고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마음먹고 한다' 라는 뜻이라고. 진짜 뛰어내린 사람들이 있을까 했는데 세상에, 1694~1864년 사이에 미수를 포함 무려 234건에 이른다고 한다. 근데 생존률이 무려 80퍼센트 이상이라고. 의외로 영험한 속담인가?
내려다 보이는 오토와 폭포. 폭포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기엔 그저 약숫물 나오든 졸졸졸 흐르는 세 줄기의 물이 전부이지만.  물줄기들은 왼쪽부터 차례대로 가정평안, 장사번성, 불로장생을 뜻한다고 한다.
아래로 내려가서 가까이 바라본 모습. 이 절의 이름이 '기요미즈' 인 것도 다 이 물으 맑음 때문. 실제로 사진에도 나와 있지만 저 물을 마시기도 한다. 대부분의 일본 절에서 저런 물은 그냥 손 씻는 용인데 말이다.
기모노 체험을 하는 사람도, 남자 관광객도 너도나도 물을 받아본다.
'고야스노토'라는 이름의 3층탑.
가로로도 찍어본 모습.

Posted by 강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