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꼭 먹어봐야 할 대표 음식 딱 두가지만 꼽으라면 백이면 백 다 똑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다코야끼', 그리고 '오코노미야끼'. 유명한 만큼 워낙 일상화가 되어있는 식품인지라, 오사카 사람들은 이 오코노미야끼를 반찬으로도 먹는다. 도쿄 사람들은 잘 이해를 하지 못하는 부분. 이 오코노미야끼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하냐면.......
오코노미야끼 이야기를 꺼냈으면서 뜬금없이 웬 도너츠 사진이냐고? 이게 그냥 도너츠가 아니다. 왼쪽 도너츠, 무슨 맛으로 보이는가? 초콜릿? 커피? 카라멜? 다 틀렸다. 바로 오코노미야끼맛 도넛이다....... 다카시마야 백화점 식품매장 돌다가 발견하고 식겁했던 제품. 하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구입.
오코노미야끼 도넛만 클로즈업. 진짜 오코노미야끼 소스가 발려져 있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도넛이 얼마나 오코노미야끼 자체의 맛을 내겠어, 하며 부정적이었으나...
한 입 먹어보고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진짜 오코노미야끼 맛이 나.. 뭐야 이거... 무서워...
사진으로 잘 안보이긴 하는데 가운데 단면에 보이는 분홍빛은 무려 생강조각이 들어있는 모습. 진짜 오코노미야끼처럼! 도너츠로도 만들 생각을 하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이런 오사카에 살고 있는 데다가 원래 오코노미야끼를 좋아라 하는 나인지라 자연히 많이 사먹게 되었다. 일본 최고의 오코노미야끼 가게들이 모여있는 오사카에서 돈 좀 써가면서라도 잔뜩 먹어둬야지! 돈 걱정은 않고 실컷 먹기로 했다. 하하.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오코노미야끼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맛있는 것만 먹는다'라는 철칙 하에 일본 타베로그 사이트의 평점이나 리뷰, 윙버스를 종합적으로 참고해 선정한 가게들만 찾아 보았다.
그 첫번째 가게는 '오모니'. 가타카나로 오.모.니 라고 써 있다. 재일교포분이 운영하는 곳으로, 츠루하시에 위치해 있다. 그렇다고 한국사람만 찾느냐, 천만의 말씀. 두 번 방문했었는데 방문했을 때 마다 한국인은 나 혼자뿐이었다. 게다가 오사카 타베로그 오코노미야끼 부분에서도 최고의 평점을 자랑하는 가게. 아주 협소한 공간인데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아 서둘러서 가지 않으면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가게를 방문했던 동방신기와 주인할머니가 기념촬영한 사진도 걸어져 있고
이렇게 벽 가득 한국, 일본 연예인들이 방문했던 날 찍은 사진들이 잔뜩 걸려있다. 하도 많아서 아는 이름들 찾아보다 말았다. 얼마나 유명한지 대충 짐작이 가는가.
이것은 처음 방문했던 날 시켰던 오코노미야끼. 이름이 폿까야끼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어의 '볶아'에서 발음을 따온 것이라고 함. 규스지(소 힘줄), 김치 등이 들어가 있는 대표 오코노미야끼 중 하나. 주문을 하면 이렇게 아무것도 발라져 있지 않은 채로 테이블 위의 철판에 올려준다. 소스는 테이블별로 마련되어 있는 통에서 원하는 대로 마음껏. 계란이 반죽 자체에 섞어진 것이 아니라 저렇게 맨 위에 덮어진 채 구워져서 나온다.
소스를 듬뿍 발라주고
단면샷! 김치의 붉은 색 덕분에 더욱 먹음직스럽게 나온 사진. 실제로도 김치 덕분에 더욱 감칠맛 나고, 마요네즈와 소스의 살짝 느끼한 맛도 잡아줘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거 먹는 날 같은 테이블에 앉은 착한 인상의 일본 여자애들 둘과 열심히 수다를 떨어서 더욱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둘 다 한국 연예인들을 엄청 좋아하는데, 특히 동방신기가 좋다고. 벽에 걸어져 있는 동방신기 사진이랑 기념촬영 계속 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 중 한명은 서울만 무려 네 번이나 여행차 방문했었다고. 그러면서 명동엔 죄다 외국인들 뿐이었다며 한국인들 많이 가는 좋은 데들 알려달라고 했다. 홍대나 삼청동 가 보라고 했는데. (ㅎㅎ) 다음달부터 고베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동안 공부할 거라고 하니까 또 다른 한명이 자기 오빠 이번에 거기 졸업한다고 했다. 여러모로 신기했던 두 사람.
이것은 오늘 두 번째로 방문했을 때 먹은 '오모니 오코노미야끼'. 원래 대표 메뉴는 항상 가게 이름을 달고 있길 마련이다. 새우, 오징어, 돼지고기, 굴, 호타테 등 각종 재료들이 푸짐하게 들어간 대표 오코노미야끼.
이번에도 소스를 마음껏 발라주고
마요네즈와 아오노리까지 잔뜩 뿌려준 후 단면샷. 아 또 먹고 싶다.... 이 밤에 너무 고문이야...
두번째로 소개할 가게는 '美津の'. '미즈노'라고 읽는다. 돌아다니다가 사람들이 줄을 엄청나게 서 있길래 가봐야지 싶어 나중에 비 내리고 좀 한산했던 날 방문했던 가겐데, 알고 보니 윙버스 오사카편에도 맨 위에 소개되어 있는 가게였다. 밀가루를 쓰지 않고 '아마이모' 만을 사용해서 만든 오코노미야끼라고.
메뉴판을 찬찬히 훑어보다가 전부 맛있게 생겼길래 그냥 가장 잘 팔리는 걸로 달라고 부탁했다. 이름은 기억이 안남........
먼저 이렇게 신선한 재료들이 준비된다. 저 굴, 새우, 오징어, 돼지고기를 보라... 맛있겠다...
눈 앞에서 직접 조리를 해 주어서 보는 재미까지 쏙쏙. 이 곳은 '오모니'와는 달리 반죽 자체에 계란을 섞어서 만든다. 그래서 식감이 보다 촉촉하다는.
반죽이 형태를 잡은 후에는 신선한 재료들을 얹어주고
돼지고기까지 얹어준 모습.
다른 쪽에서는 또 다른 직원이 다른 손님들의 음식들을 조리하고 있었다. 저 파가 잔뜩 얹어져 있는것은 네기야끼(직역하면 파구이....)라고, 오코노미야끼 못지않게 인기있는 메뉴다. 두세명 이상 온 사람들은 오코노미야끼 하나, 네기야끼 하나 이렇게 많이 시켜서 먹던데, 난 혼자니까 혼자 오코노미야끼 하나 다 먹어야지............
드디어 완성된 오코노미야끼! 다 구워지고 토핑을 얹기 전에 이것저것 물어본다. 보통 소스/달달한 소스 중에 선택하라 그러고, 마요네즈/겨자/아오노리 얹어줄지를 물어본다. 난 다 듬뿍듬뿍 달라고 했음.
이번에도 빠질 수 없는 단면샷. 겨자는 좀 빼달라고 할걸,.... 겨자 빼고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정말 하나같이 다 맛있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오사카 오코노미야끼 맛집들.... 이 시간에 포스팅 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너무 센 자극이다...... 배고파.....
다음번 오코노미야끼 이야기땐 우메다쪽에 있는 가게들과 미나미오사카 지역에 있는 또 다른 가게 하나를 더 소개하도록 하겠다 :)
'Exchange in Japan > in Osaka'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0323 시바 료타로 기념관 (1) | 2011.03.26 |
---|---|
nice cafes in osaka 1 (0) | 2011.03.24 |
110318 大阪 国立国際美術館 (0) | 2011.03.22 |
나와 꽃돌이 (1) | 2011.03.21 |
110318 天保山マ―ケットプレ―ス, サンタマリア, 天保山大観覧車 (1) | 2011.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