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베이킹2013. 1. 24. 22:50

대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자취생활을 시작하며

혼자서 방과 주방을 사용할 수 있다는 기쁨에 겨워 시작했었던 요리와 홈베이킹.

막연한 로망이었던 것들이 현실이 되고, 초반의 결과물도 꽤 만족스러웠고, 주변 반응도 뜨거워

나는 점점 먹을 것을 만드는 행위에 빠져들었고, 온갖 재료들과 도구들을 사들였다.

과외해서 번 돈으로 거품기와 머핀틀, 쿠키커터를 사서 쟁여두고

자취생의 흔한 요리라는 김치볶음밥에는 온갖 변화를 주면서

'스크램블드 에그와 크림소스를 얹은 김치볶음밥' 이라는 괴상하게 들리지만 맛은 환상적인 퓨전요리까지 시도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홈베이킹으로 만든 과자나 빵은 '공짜'라고 생각하는지,

내가 들인 시간이나 재료값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빵을 구워올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인용 한 끼 식사만을 위한 재료구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항상 음식을 남기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 언제부턴가 나는 점점 요리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들이는 시간을 금전적인 비용으로 환산한다면, 사먹는게 절대 비싼 게 아니라는 결론에도 이르렀다.

 

그러던 내가 최근, 조금씩 다시 음식을 만드는 것에 재미를 들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폴란드 때문이다, 폴란드 때문.

 

폴란드에서 먹었던 각종 음식들을 잊지 못했던 나는

한국에 당연히 폴란드 음식이 어딘가엔 있을 거라 생각하고 검색을 해 보았다.

그런데 이태원 어딘가에 하나쯤은 있지 않겠어?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없다는 답변뿐.

폴란드 음식점이 없다는 데에서 온 실망감은

'사먹을 수 없다면, 만들면 되는거지!' 라는 발상으로 전환되었고,

나는 'don't panic, ask google' 이란 명언을 따라 레시피를 찾아보았다.

그 결과 몇분 안에 여러 버전의 레시피와 재료들을 알 수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코티지 치즈였던 것이다.

하지만 근처 슈퍼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이고, 더 멀리 사러 가기도 귀찮고,

무엇보다도 아직은 꽤 압박스러운 수입치즈의 가격.

문득, 코티지 치즈는 숙성시키지 않은 fresh한 치즈라 집에서도 쉽게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듣거나 읽은 기억이 났고

이번에는 빠르게 네이버에 코티지 치즈 만드는 방법을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재빨리 실행.

재료도 매우 착하고 간단했다.

우유와 레몬즙. 끝.

 

- 아래 사진들은 모두 갤럭시s3로 촬영한 사진들. 나의 데세랄이는 나의 귀찮음으로 아직 수리를 하지 않아서... -

 

 

우유를 넣고 약한불(중요. 팍 끓어버려서 유막이 생기면 치즈로 변하지 않는댄다.)에서 은근하게 끓여줍니다.  

 

가장자리부터 조금씩 몽글몽글 끓기 시작하면 레몬즙을 넣어줍니다 

 

그럼 지금 사진은 한손으로 핸드폰 들고 폰카로 찍은거라 어~엄청 흔들렸지만...

이렇게 바스라진 순두부처럼 우유가 작은 덩어리로 뭉치기 시작한다. 유청과 분리되면서 이렇게 되는 것이라는데...

 

우유가 안뭉친다고? 레몬즙을 더욱 넣어보고 불을 끈 다음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 다 뭉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내가 그랬거든. 

 

 

체 위에 면보 같은 것을 얹고 치즈덩어리만 남겨줍니다. 바로 이렇게...

나는 다이소에서 산 찜기용 시트를 사용. 천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빨아서 재사용도 가능하고 너무 좋음. 다이소 만세. 

 

노오란 유청국물 다 빼고 남은 치즈의 모습. 이대로 통에 넣어 냉장고에 몇시간 보관 후 먹으면 된다. 어떄요, 참 쉽죠?

 

 

 그렇게 해서 만든 치즈로 나는 계속해서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나의 첫 코티지 치즈 샐러드 작품 ! 짜잔.

엄마가 이탈리아에서 사오신 지인짜 비싸고 맛있는 발사믹 비네거까지 뿌려먹으니 환상!

사먹는 코티지 치즈보다 훨씬 담백하고 깔끔해서 질리지 않고 퍼먹을 수 있더라. 좋아좋아.

 

 

두번째로 만들어 먹었을 때는 귤까지 활용해 샐러드 데코를...  

 

아침으로 이렇게 작은 접시에도 예쁘게 담아 먹었다. 후후 뿌듯해라.

 

 

이렇게 치즈 만들기에는 대성공을 했으니, 주말에 시간이 난다면 폴란드식 만두, 피에로기에 도전해 보리라 ㅎㅎ

바르샤바에서 먹었던 치즈 피에로기의 맛을 잊을수가 없다 정말 ㅠ

폴란드 음식 최고 사랑해요....

 

 

 

 

두번째로 자급자족 하고 있는 것은 밀크티.

일본생활 하면서 밀크티의 매력에 푹 빠졌고, 

이후 영국을 두번씩이나 가면서 나의 밀크티 사랑은 극에 달하게 되는데.......

하지만 밖에서 사먹는 밀크티는 왜이리도 비싸기만 한건지.

일본에선 편의점에서 세금포함 105엔이면 사먹는 립톤밀크티도 환상적인 맛을 자랑하는데!!!!!!1

 

아무리 최고급 홍차로 우려낸다고 해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도 한 몫 했지만,

무엇보다도 영국 등지에서 사온 내 홍차 콜렉션들을 보다 제대로 즐겨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그래서 좀 더 공부하며 홍차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고 있는 중.

기호식품에 한 번 빠지면 답이 없다는 말이 맞았어......

 

 

깔끔하고 귀여운 나의 밀크팬! 물과 찻잎 넣고 끓여낸 뒤 우유를 넣고 좀만 더 끓이면 진한 밀크티 완성 :) 

 

 

요즘 내가 푸욱 빠져있는 홍차, 니나스의 'JET'AIME'. 틴도 너무 앙증맞고 예뻐서 더욱 좋아라 해주고 있다.

이 홍차는 밀크티로 만들어먹으면 그야말로 환상! 특유의 진한 캐러멜향과 바닐라향이 밀크티로 만들어먹으면 더 빛을 발한다.

블랙이나 냉침으로도 만들어 먹어보고 싶긴 한데.... 당분간은 이 밀크티의 매력에서 벗어나기 힘들듯 ㅎㅎ

 

 

 

 

오늘 소개할 나의 마지막 자급자족 시리즈는 글루바인!

영어로는 Mulled wine 또는 그냥 간단하게 hot wine이고 불어로는 뱅쇼라 불리는 바로 이 와인.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 속에서 유럽여행을 하면서 나는 이 따끈한 술의 매력에 흠뻑 취해버렸다.

특히 빈 시청사 앞에서 한창 신나게 스케이트 탄 뒤에 중간중간 몸을 녹이기 위해 마셨던 글루바인의 맛은...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샹그리아는 이미 내 입맛에 맞게 꽤 수준급으로 잘 만들고 있는데,

글루바인이라고 못할쏘냐! 싶어 이번 겨울 실천에 옮겼다.

와인은 그냥 가장 싼 와인 아무거나 사서 만들면 된다.

어짜피 이것저것 넣고 달달하게 끓여낼 건데 비싼 와인 쓸 필요가 전혀 없다.

비싼 와인이면 그대로 즐겨서 맛과 향을 음미해야지 ....

물론 나는 와인을 아직 잘 모르지만....

(여담이지만 와인은 그냥 적당히 마시기 쉽고 잘 넘어가는 거면 다 좋아한다.ㅋㅋㅋ 난 역시 와인보단 맥주파.)

 

 

다용도로 쓰이는 나의 귀여운 밀크팬ㅎㅎ 글루바인 만들 떄에도 쓰였다.

가장 싸구려와인(나는 진로에서 나온 500ml에 2천원대인 싸구려 와인 사용), 오렌지, 시나몬스틱, 월계수잎 넣고 살짝 끓여줌 

 

끓이기 전엔 아직 탱글탱글하지만 

 

 이렇게 다 끓이고 나면 보랏빛 와인물에 흠뻑 젖어있다.

 

원래는 머그컵에 따라 마시지만, 왠지 색이 보이면 더 이쁠 것 같아서 유리잔에 담았다.  

 

오렌지도 퐁당.. 꺄 이쁘당  

 

 

사진을 위해 다른 재료들도 컵에 담아 찍은 사진들. 아이 이쁘다...

 

 

집에서 직접 만든 글루바인도 대성공!!!!!!!!!!!!!!!!!!!!!!!!!!!!!! 꺅꺅꺅

지금도 홀짝거리고 있는데 너무 맛있다. 이런게 일상 속 작은 행복이고 즐거움인거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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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12. 4. 9. 10:58

 s그룹 면접 이후 잠깐의 망중한이 찾아와서... 푸욱 쉬고 실컷 놀기만 했더니 또다시 불안~하다.

서류도 그지같은 L모 기업 광탈 이후 우수수수.... 떨어졌다.

나보다 스펙 낮고 경험도 많지 않고 자소서도 대충 쓴 사람들이 붙는 모습 보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배도 아프고 자신감도 없어지고 했더랜다.

물론 내 주변 사람들이 잘 되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것의 전제도 '나 역시 잘 되는 것'이니까. 인간이라 어쩔 수 없나보다 이런 생각은.

암튼... 서류광탈 연속에 이젠 충격이고 슬픔이고 그냥 황당해서 하하하 웃고 있었는데

지난 금요일에 D모 건설사 서류에 합격해서 ! s를 제외하고 첫 서류합격 드디어 ㅜㅜㅜㅜㅜㅜㅜㅜ

당장 푸르지오 주택청약 들겠다고 ... ㅋㅋ

 

이러저러한 이유로 하루에도 여러번 마음이 널뛰기를 하는지라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 그리고 스스로에게 기운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서

마트에서 초콜렛, 우유, 생크림 사다가 종종 만들어먹는 진한 초콜릿 드링크.

원래는 할리스에서 리얼벨지안 열심히 마셔주었는데...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게 더 싸고 맛있어서 요즘엔 그렇게 자주 가던 할리스도 끊었다.

대충 우유:생크림=2:1로 넣어주고 초콜렛은 취향껏 잘게 썰어 넣고 녹여주면서

자기 입맛에 맞는 양을 찾아가면 된다.

시중에서 파는 초콜렛은 거의 우유가 들어가있는 초콜렛이기 때문에 조금 묽은 감이 있고

다크초콜렛을 넣어 만들면 최고다. 아니면 베이킹 샵에서 다크커버춰를 구입할 수 있으면 더 좋고.

최근엔 딸기철이라 딸기를 씻어서 옆에 놓고 함께 먹는다.

달콤한 초콜렛과 상큼하게 입안에서 터지는 딸기의 조합이 마음에 들어.

 

 

예전에 구입해서 정말 잘 쓰고 있는 스타벅스 컵..... 나의 전용컵이 되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 진한 초콜렛 색이 보이나요!

 

 

이렇게 딸기를 초코퐁듀에 찍어먹듯 푸욱 담갔다가 건져 올리면...

아아아 이 고운 자태를 보라  

 

 

클로즈업해서 찍은 사진

 

 

 

암튼... 요즘엔 밖에서 돈쓰는 것도 아까워

커피도 내가 내려먹는 게 더 맛있고 초콜릿드링크도 내가 녹여먹는 게 더 맛있어

 

나중에 카페나 차려야 하나 ㅋㅋㅋ

 

 

+

그나저나 이번주 금요일 제발 ㅜㅜㅜㅜㅜㅜ 젭라 젭라 젭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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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11. 12. 8. 01:11


영국 유학중인 고등학교 친구 도현이가 페북으로 알려준 커피, 일명 '홍콩커피'.

홍콩이 커피 원두 생산지도 아니고,
동남아처럼 로부스타 종으로 우려낸 쓰디쓴 커피에 연유를 뿌려먹는 것도 아닐테고
홍콩 커피가 뭐지?
홍콩이라면 작년에 두 번이나 갔었는데...
홍콩가면 홍콩커피를 꼭 드셔보세요, 같은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

알고 보니 홍차 우려낸 물에 커피를 타 먹는 것이 홍콩커피란다....
네이버 검색질 해 보니까 홍콩에서 처음 이렇게 해 먹어서 홍콩커피라 불린다고.

시험은 다가오는데 의욕은 안나고 어제도 열두시 되기 전에 잠들어버린지라
오늘은 늦게까지 열공하겠다며 당장 홍콩커피 제작 시도

준비물로는 당연히 홍차와 커피가 필요하겠지?
홍차는 일본에서 사왔었던 고베스트레이트홍차로 -
커피는 원래 원두 소량 구입해서 핸드드립 해서 마시는데
홍차 우려낸 물로 드립커피 내린다고 생각하니 이상해서... 간만에 가루커피 구입

원래는 우유를 넣으면 커피와 홍차의 맛이 더 잘 섞이고 맛있다는데 ... 이번엔 생략

일단은 끓인 후 조금 식힌 물에 홍차 티백을 넣고 우려낸다.
이때까지만 해도 붉은 갈색의 액체

그런 다음 가루커피 한 봉을 털털 털어넣어준다 !

더 이상 가루가 나오지 않을 때 까지 몽땅 넣어줍시다


.......그럼 이렇게 사약 비쥬얼의 수상쩍은 색이 만들어진다.....
커피 색도 이렇게까지 수상하게 검은 색은 안나는데 음


근데 마셔보니까........
.....................



묘하게 중독성있다 !
맛있다고는 못하겠는데.... 정말 중독성있어서 자꾸 홀짝이게 된다
커피 맛이 더 강하긴 한데 끝맛에 홍차의 향긋함이 확 나타난다는.
무엇보다도..... 카페인 함량 정말 대박인듯......

덕분에 난 이 시간에도 멀쩡하게 말똥말똥 깨어있음
(물론 블로그 포스팅이나 하려고 깨어있던 것은 아....아님......)


홍콩커피도 마셨겠다, 영국 친구가 이른 생일선물로 Cadbury 초콜릿도 보내주었겠다
힘내서 좀만 더 공부하고 자야지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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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11. 11. 7. 00:33


금요일엔 맛난 전어회에 청하, 두부김치에 막걸리를 먹고 +_+(!)
주말엔 저녁은 동아리 때문에 바빴지만 점심은 집에서 간만에 직접 만들어 먹었다.

'내가 너희를 자취생 요리의 세계로 인도하리라 '
(슈스케 도대윤군 협찬)


일단 토요일 점심은 카레 !
크리미한 인도 카레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집에서 카레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면 일본식 카레죠

소고기 감자 양파 브로콜리를 넣고 보글보글
카레는 일본 바몬드 카레.

가깝게 찍은 사진.


일요일 점심은 보다 정성스런 어머니 스타일로 ...

호박과 콩나물 반찬은 우리 엄마 협찬 !

양파, 두부, 감자, 소고기, 고추를 넣고 적당히 칼칼하게 끓여낸 된장찌개
엉엉 너무 맛있어


그래도 엄마밥 먹고 싶당........


새롭게 한 주가 시작되지만 not that excited since uni's requiring motivation which i cannot gi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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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11. 10. 31. 10:44


유진 민수가 우리 집에 놀러와서 간만에 부시럭 떨며 음식 만들었던 날


감자전에는 역시 막걸리 !

밀가루도, 녹말가루도 따로 넣지 않고
오직 감자 자체에서 나온 녹말과 감자 간 것으로 만든 감자전.
쫄깃하고 진짜 맛있음. 내가 만들고도 감탄한....

후식으로는 애플크럼블. 오븐용 용기가 없어서 종이와인팩 잘라서 호일로 감싸서 만든 임시 용기!

한 시간 동안 열심히 구워준 모습.

진리의 투게더 아이스크림과 함께 접시 위에 담은 애플크럼블

소보루와 사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어우러져서 환상의 맛!
만들기 가장 쉬우면서도 극찬을 받을 수 있어서 내가 즐겨 만드는 아메리칸 스타일 후식.

싸구려 팩와인의 근사한 변신!
샹그리아까지 만들어서 와인잔에 담고는 분위기 있게 짠.

그렇게 금요일 밤도 지나갔습니다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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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10. 12. 26. 22:46

오늘 낮에 롱초가 우리 집에 방문했었다. 출국 전엔 마지막으로 만나는 것.
원래는 와플을 만들어주겠다고 하며 우리 집으로 부른 거였는데,
어라, 와플 기계를 어디에 두었더라...
그리 크지 않은 집에서 열심히 뒤져보았는데도 나오질 않는 거다.
약속을 했었는데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되다니.
하지만 일단 계란이나 버터, 소량의 밀가루는 남아있었고,
미니오븐이나 기본적인 베이킹 도구들도 있으니 뭐든 만들어주자 싶었다.
그래서 급하게 머리를 굴려보다가 떠오른 것은 '블루베리 머핀'
마침 냉동고에 어머니께서 사다놓으신 냉동블루베리가 한가득 있어서,
즉시 인터넷으로 '블루베리 머핀' 이라고 검색해서 가장 먼저 나오는 페이지의 레시피를 참고했다.
'앙꼬'님의 베이킹 레시피를 참고해서 만들었다. 감사합니다 :)


반죽을 다 마친 후 대충 스푼으로 반죽을 떠서 넣고 탕탕 내려쳐서 평평하게 한 다음, 블루베리를 하나씩 얹어주었다. 아직 오븐에 넣기 전의 모습.

약 170도로 오분정도 예열해 둔 미니오븐에 20-25분간 구워낸 후 꺼낸 직후의 모습.
아 이건 꼭 사진으로 남겨놔야해! 싶어서 꺼내다 말고 데세랄을 집어들었다.

식힘용 망이 따로 없어서 냄비받침대에 올려놓은 모습.... 실은 머핀지도 없이 그냥 만든 건데 뭐, 맛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예로부터 푸른색 음식은 상한 것을 연상시켜서 발달되지 않았다는데... 보라색은 예외인가요. 먹음직스러웠다는.... 굽는 내내 집 안 가득했던 맛있는 냄새를 잊을 수 없다.


가운데 장식용으로 얹은 블루베리가 살짝 쏠린 머핀 둘. 아무렴 어때. 아무래도 머핀지가 없다보니 반죽에 그대로 열이 전달되어서 그런가 겉은 꽤 바삭한 식감. 그래도 속은 완전히 식은 후에도 촉촉했다. 무엇보다도 블루베리! 정말 너무 맛있었다. 왜 그동안 블루베리 베이킹을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의도치 않은 와플기의 부재로 만들게 된 블루베리 머핀. 처음으로 블루베리 넣은 베이킹도 해보고, 맛도 좋고. 꿩대신 닭이 아니라 봉황을 잡은 기분이었달까? 롱초도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웠다.
(안그래도... 이 추운 날 선릉까지 할리스 리얼벨지안을 사들고 온 보답은 제대로 했어야 했다고 .... )
오늘 같이 뮤지컬을 본 유현언니에게도 몇 개 가져다 드렸는데,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
게다가 이로써 집에 어중간하게 남아있던 밀가루도 모두 썼다! 이사가기 전에 아깝지 않은 최고의 재료처리랄까. 하하.

이제 내일 스키장을 위해 가방 싸고 잠이나 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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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10. 11. 26. 22:32

지난주에 엄마가 한 번 서울에 올라와서 냉동안심과 샐러드를 사놓고 가셨다.
분당으로 먼 길 과외하러 떠나기 전에, 간만에 혼자 사는 생활에 기분 좀 내보고자
달군 후라이팬 위에 미리 꺼내두어 해동시킨 안심을 굽고 샐러드 위에 드레싱을 끼얹어
나름 근사한 저녁식사를 즐겼다. 차도녀가 된 기분?
와인까지 한 잔 곁들였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차도녀의 저녁식사'가 되었겠지만,
차마 술 먹고 과외를 갈 순 없었으므로... 아쉽지만 술은 다음 기회로.


앞뒤로 구워주고 나서 위에 맛간장을 살짝 발라주면 고기 육즙이 더욱 풍부해진 기분이 들면서 동시에 알맞게 간이 들어서 좋다. 의외의 조합같지만 알고보면 찰떡궁합이니 집에서 고기를 구울 일이 있다면 꼭 시도해보길.

다음번에는 좀 더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느긋하게 양파와 각종 버섯들까지 팬에 버터 두르고 구운 다음에 사이드 디쉬로 놓고, 와인까지 한 잔 곁들여서 즐겨봐야지.

그래, 가끔씩 이런 멋들어진 식사도 즐길 수 있어야 혼자 사는 삶이 더욱 다채롭지, 암암.

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10. 11. 9. 20:15
딱 두 달 동안 나를 9시부터 새벽까지 붙들어맨 인턴이 지난 주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클라이언트 회사였던 삼양사에서 플젝 나가는 기념으로 마지막 선물을 주었는데,
그 선물이 꽤나 고급스러웠다. 추석 선물로는 홈메이드 초콜릿 세트 재고를 뿌리더니...
크고 고급스러운 것은 좋았지만, 너무 크고 무거워서 들고 집까지 오느라 고생 좀 했다.
가뜩이나 다른 한 쪽 손에는 에이티커니 본사에 반납할 랩탑을 들고 있었단 말이지...

암튼, 그렇게 고생해가며 들고 온 선물박스인데, 사진이라도 좀 박아둬야 하지 않겠는가!
내 인생에 이 구성의 삼양사 선물세트를 또 언제 공짜로 받아서 먹어보겠냔 말이지.

크디큰 박스를 열면 총 여섯가지 작은 상자들이 뺴곡히 담겨져 있다.
큐원 로고가 있는 작고 진한 갈색의 네모는 그냥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것..

안에 들어있던 작은 상자들을 좌르륵 꺼내 배치해 보았다. 나름 이렇게 놓으니 멋져보이지 않는가!
이 중 맨 뒤에 있는 참국수는 고급 선물용으로만 제작한다는 국수이다.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는 제품이란 말씀!)


저녁으로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 중 하나를 개봉해서 먹어보기로 결정했다.
참국수는 단순히 뜨거운 물에 면만 삶아먹을 순 없는 노릇이므로 후일을 기약하고,
유기농브라운각설탕은 당연히 주식이 될 수 없는 식품이므로 역시 패스.
찹쌀단호박찜케익믹스는 구미가 당겼으나 컵케익용 유산지나 종이컵 등
반죽을 담아낼 마땅한 용기가 없었으므로 역시 후보에서 제했다.
남은 세 가지 - 인도식커리와 갈릭난믹스, 찹쌀부꾸미, 웰빙호떡믹스 - 중에서 잠깐 고민하다가
'겨울이라면 역시 호떡이지!' 하는 단순한 사고의 작용으로 인하여 웰빙호떡믹스로 결정지었다.

지금껏 나름 취미삼아 베이킹을 해 온 나였기에,
이렇게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음을 지향하는 믹스제품에서 실패를 맛볼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떡 만들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넣으라는 만큼의 물을 계량컵까지 동원해서 정확하게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죽이 지나치게 질고 손에 쩍쩍 달라붙어 7등분 하는 것도 어찌나 번거롭고 힘들었는지 모른다.
비닐장갑의 힘을 빌어 겨우겨우 반죽을 등분해 놓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호떡의 핵심인 설탕잼 넣기라는 거대한 미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반죽 떼어놓기도 꽤나 힘든 작업이었는데 그 찰진 반죽을 다시 살짝 늘려 잼믹스가루를 넣고
다시 옆구리 터지지 않도록 야무지게 빚는 것이 한 번에 성공할리가 없었다.
바로 이렇게 호떡이 터져버리고 만 것.....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저렇게 처참한 실패를 두 반죽 연속으로 겪고 난 후에야
드디어 호떡 빚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

성공해낸 반죽의 모습. 이제 굽는 것만 남았다 !


원래 웰빙호떡믹스이기 때문에, 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굽는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기름이 아예 없으면 반죽이 팬에 들러붙는 대참사가 발생하기도 하고,
원래 길거리 호떡이라면 (중국식 호떡 제외), 기름 흥건하게 두르고 구워내는 것이 제 맛 아니던가!
그렇기에 흥건하게까지는 아니지만, 팬에 살짝 기름을 두르고 굽는 방법을 택했다.
굽고 뒤집고 굽고 뒤집고 ~



그렇게 해서 완성된 호떡!
완성된 총 다섯 개의 호떡들 중에서 세 개의 호떡만 사진으로 남겼다.
먹어본 소감은 'good'.  길거리에서 먹는 호떡과 비교해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맛이다.
오히려 집에서 기름도 적게 이용하고, 좀 더 깨끗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프리믹스 승!
다만 어디까지나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
하지만 반죽부터 구워서 먹기까지의 시간이 삼십분을 넘기지 않으므로,
약간의 여유가 있다면 사서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10. 5. 6. 08:49

원래 비 온다고 했다가 오지않고 적당한 햇빛이 유리창으로 들어오던 어린이날 오전, 쿠키를 구웠다. 마지막으로 베이킹을 한 게 언제지... 하고 생각해봤더니 2월에 쩌년이 놀러와서 (내가 제일 자신있어하는) 호두파이 같이 만들었을 때. 그 이후론 단 한번도 오븐을 돌린 적이 없었다.

시험도 끝났겠다, 뭔가 여유를 부리고 싶어서 뭘 할까 생각해보다가, 마침 냉장고에 버터와 계란이 있길래 베이킹을 하기로 결심했다. 원래는 크랙이 생겨 쩍쩍 갈라지는, 큼직하고 든든한 홈메이드 스타일의 초코칩 쿠키를 먹고 싶었지만, 남아있는 초코칩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만든 것이 버터링쿠키와 별모양 초코쿠키.


별깍지를 이용해 짜서 모양을 내 주는 버터링 쿠키 !
이렇게 꽉 차게 장미모양으로도 만들어주고...

이런 모양으로도 만들어주고...



쿠키를 구우면 꼭 하게 되는 일... 쿠키로 탑쌓기.
마침 받침이 있어서 그 위에 차곡차곡 쌓아올려 주었다.


이제는 별모양 초코쿠키.
남아있는 재료가 단순했던 만큼 결과물도 단순하다.
대충 재료들을 섞어준 후 반죽을 한시간 정도 휴지시키고,
밀대로 판판하게 밀어준 다음 모양틀로 찍어내면 끝 !

하나만 클로즈업해서도 찍어보고 ~ (네일 벗겨진게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은 슬프구나)


쏟아지는 까만별빛 ~

뭔가 여러가지 모양틀이 있지만 별모양이 제일 예쁜 것 같다.



베이킹하는 자의 특권은 이렇게 남은 반죽으로 구운 쿠키를 먹을 수 있다는 것!
특히 별모양쿠키는 나중에 수분 부족해지면서 밀대로 밀 때 쩍쩍 갈라지길래
그냥 남은 반죽 대충 끌어모은 후 꾹 불러서 덩어리째 구워먹었는데.... 맛있었다 !!
이런 leftover cookies의 매력 때문에라도 베이킹을 하게 된다.


별모양 초코쿠키까지 구웠으니... 쿠키탑을 업그레이드해 보았다.

위에서도 찍어보고....

옆에서 본 모습은 또 이렇다.


이렇게 수북히 구워서 쌓아올린 쿠키들 중 가장 모양이 이상한거 한두개만 내가 집어먹고
나머지는 선물하려고 포장을 했다. 마침 예전에 사두었던 포장 비닐이 넉넉히 남아있길래 다행이었다. 대충 버터링 쿠키 두개+별쿠키 세개씩 담아서 포장. 가끔 운이 좋으면 버터링 두 개 중 하나가 큼직한 장미모양! +_+






베이킹을 하면 뭔가 내 삶에 여유가 깃드는 기분이 든다. 수많은 설거지와 뒤치닥거리는 귀찮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븐에 넣고 구워지면서 나는 그 달콤한 냄새가 집 안을 가득 채울 때 너무 행복하다.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어제도 구워지는 동안 침대에 앉아 책을 읽는데 얼마나 포근하고 기분이 좋던지.

무엇보다도 베이킹은 주는 것의 기쁨을 매번 상기시킨다. 달콤함이 혀에서 마음으로 전이되는.

다들 맛있었으려나 :)


Posted by 강지님
홈베이킹2009. 9. 6. 13:23

제목부터 좀 허세의 냄새가 난다고? 하지만 나는 우아한 자취생이니까..... 그...그렇지?
냉장고에서 며칠 전부터 나뒹굴고 있던 다섯 개의 계란들을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전부터 만들어 보고 싶었던 에그 베네딕트를 만들어 먹기로 결심했다.
자취방에 있는 재료들만을 적극 활용하고자
잉글리쉬 머핀은 해쉬드포테이토(해쉬브라운)로 대체!

조그마한 감자 두개를 삶아서 뜨거울 때 껍질을 벗겨 포크로 마구마구 으깨준 후, 동글동글 뭉쳐서 둥글넙적하게 눌러주고, 빵가루를 입혀 카놀라유를 살짝 두른 팬 위에서 노릇해질 때까지 구워준 것 !

베이컨도 후라이팬에서 자글자글 익혀주어 키친타올로 부담스런 기름기는 좀 제거해 주고
미리 만들어둔 해쉬드 포테이토 위에 얹어주고 ~


그리고 이건 포치드 에그라는 것~ ! 냄비에 물을 충분히 넣고 끓였다가 불을 끄고 보글보글 거리지 않을 정도로 식혀둔 후에 국자 위에 달걀을 까서 냄비 속 뜨끈한 물에 넣고 흰자가 익을 때 꺼내주면 된다. 사진으로 좀 느껴지지 않는가? 저 야들야들한 흰자 속 동그랗게 있는 노른자 T_ T 아 또먹고 싶어진다. 방금 먹고 설거지 끝낸 참인데도 말이지...

그럼 이제 에그 베네딕트 위에 끼얹어줄 홀란데이즈 소스를 만들어줄 차례.
인터넷에서 레시피들을 몇 찾아본 후 그 중 노른자를 저어주다 녹인 버터를 조금씩 흘려넣어 중탕해주는 방법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결과는....


노른자가 익어버려 자잘자잘한 파편이 되어버린거다.... 녹은 버터 위로 흐릿멍텅하게 떠오른 저 추한 모습...... 한마디로 대실패. 계란 한개가 얼만데... 버터가 얼만데.....
그래도 홀란데이즈 소스 없는 에그 베네딕트는 상상할 수 없으니 다시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버터랑 계란노른자를 미리 섞어준 후 중탕하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결과는 성공!
그래서 포치드 에그까지 얹어준 것에 소스를 듬뿍담뿍 끼얹어주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찍어준 전체샷! 새빨간 토마토 슝슝 썰어 옆에 슥 놓아주니 사진 색감도 화사하고 접시 빈 공간도 채워지고. 좋아좋아.

눈물의 홀란데이즈 소스...... 흘러내리도록 끼얹어준 모습.


반으로 갈라서 단면샷. 홀란데이즈 소스+반숙 노른자가 흘러내려 더욱 맛있다.
든든하고 맛있는 주말의 브런치. 그리고 (소스 실패분량까지 합쳐.....) 처치곤란 달걀들을 멋지게 해결하게 해 준 에그 베네딕트!
주말에 어디 나가지 않는다면 가끔은 이런걸로 혼자 사는 생활에 기분 내는 것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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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