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hange in Japan/in Osaka2011. 3. 26. 23:08


시바 료타로 기념관을 간 바로 다음날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우메다에 가기 위해서. 그것도 현금이 거의 떨어져 가던 참이라 신사이바시 쪽에 있는 씨티은행까지 가야 했기 때문에 귀찮음을 무릅쓰고 서둘러 준비했다. 집에서 지하철 세 정거장 정도 떨어져 있는 곳까지 걸어 돈을 찾고, 거기에서 지하철을 타고 요도바시 역에서 내렸다. 이 날 일정의 첫 목적지는 동양도자미술관. 한, 중, 일 세 나라의 자기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특히 한국 도자기에 엄청난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

다음은 요도바시 역에서 내려 미술관까지 걸어가는 길에 찍은 사진들.

 

Bank Of Japan의 오사카지부 건물. 우리나라 한국은행과 좀 비슷한 건물의 형태를 하고 있다.

왼편에 보이는 건물이 오사카 시약소. 강이 흐르고 그 옆에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모습이 유럽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시약소와 강 사이에 있는 길.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 서민적 느낌의 미나미 오사카에서만 지내다가 이렇게 북쪽 동네 한 번 오면 촌사람 상경한 기분이 든다. 하하.

유럽 분위기의 다리. 개화기 시절에 놓은 다리려나.

강 옆으로 산책로도 꽤 잘 조성되어 있다. 꽃이 피면 정말 산책할 맛 제대로 날 것 같다.
가운데 레일을 기점으로 한 쪽은 경사로, 다른 한 쪽은 계단. 자전거나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경사로가 잘 마련되어 있는 나라.

 

이 우아한 건축물은 중앙공회당 건물.

살짝 옛날 서울역 느낌도 나는 정면의 모습.

이건 미술관 쪽에서 바라본 중앙공회당 건물.

동양도자미술관 건물은 이렇게 생겼다.

대학생 할인을 받아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었던 미술관. 그런데 티켓이 없고 그냥 영수증 뿐이다. 이게 티켓이에요? 라고 물으니까 여긴 티켓이 없이 그냥 영수증만 준단다. 나처럼 티켓 모으는 게 취미인 사람에게 영수증이라니..... 내가 한국에서도 티켓 아닌 영수증 줘서 cgv도 웬만하면 이용 안하려고 했던 사람인데... 슬프구나.

미술관 내부는 당연하게도, 사진 촬영 금지라 찍은 사진이 없다. 한국 자기 전시실에서부터 이병철 특별 전시실, 일본 전시실, 일본 현대 도예작가 작품실, 중국 전시실 순으로 감상하게끔 되어있었다. 옛날 자기들만 전시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일본 현대 도예작가의 작품실도 갖추고 있었던 것이 의외였다. 벽과 집을 모티브로 하는 그의 연작들은 카파도키아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이 곳 미술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한국 자기들이다. 고 이병철 박사가 한국의 자기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300여점의 귀중한 도자기들을 이 곳 미술관에 기증했는데, 이 작품들이 정말 수준급이다. 이병철 박사가 이 자기들을 기증할 당시만 하더라도 남한은 경제적으로 빈곤했기 떄문에,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일본의 미술관에 진열되도록 하는 것이 당시로썬 더욱 합리적인 선택이었겠지. 하지만 우리 나라를 떠나 외국 미술관의 유리관 안에 놓여진 자기들을 보고 있자니 조금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  그 중 몇은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급의 작품들이었는데 말이다.

삼국의 자기들 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적어도 내 눈엔 역시 최고는 고려시대 청자들이었다. 일본의 자기들처럼 화려한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넣지 않아도 그 자체가 뿜어내는 오묘한 푸른빛이 시선을 계속 머물게 했다. 그 형태와 신비로운 푸른빛이 만들어내는 우아함의 극치란! 그 푸른 빛을 만들어내는 상감 기법이 지금은 전수되지 않는다니 슬플 뿐이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그렇게 고유의 도예 기술을 잃어가는 동안, 임진왜란 이후 건너간 우리나라 출신 도예공들에게 기술을 전수받아 일본은 도예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일본의 도예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눈 앞의 아름다운 도자기들에 감탄하면서도 여러모로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

미술관을 나와서 찍은 사진. 미술관 옆길로 난 길의 이름은 무려 장미산책로... 하지만 아직 장미가 피지 않은 장미산책로에는 앙상한 가지들만이.

미술관 옆에 흐르는 강. 강둑엔 벌써 이름 모를 하얀 꽃들이 잔뜩 피어있었다.
아, 날이 화창했다면 사진이 더 멋지게 나왔을텐데 흐려서 안타깝구나....

다리를 건너면서 뒤를 돌아 찍은 공회당의 모습. 사진 맨 앞쪽 램프의 우아한 문양도 포인트.

다리를 건너 우메다역 쪽까지 쭉 걸어간 뒤에 한신우메다 개찰구 바로 앞에 위치한 주스바에서 목을 축이기로 했다.

개찰구 바로 앞에 위치한 주스 바. 그냥 어느 역에나 있을 법한 주스바의 모습이다. 하지만 나름 오사카 타베로그에서 꽤나 높은 평점을 차지하고 있는 가게라는. 그러니까, 보기보다 유명한 곳이란 거다.

믹스쥬스 한 잔. 시원하고 달달하니 좋더라 - 오사카에 오면 믹스주스 한 잔은 꼭 마셔볼것!


이젠 역 밖으로 나와서 -

우메다 헵파이브 관람차가 빼꼼. 건물들 사이에 관람차를 만들 생각을 했다니, 일본 사람들 참 재미있다. 이 관람차 건설은 상가 주인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 것이라고.

다른 각도에서 찍어본 사진. 도심 속 새빨간 관람차가 인상적이다. 이 사진 찍을 무렵엔 또 화창해지기 시작하면서 하늘도 파란색. 사진 왼쪽 하단의 kfc 사진은 보너스(?)

이건 우메다 로프트 매장 맞은 편 건물에 붙어 있던 캐릭터들. 모 방송국의 캐릭터 같은 데 꽤 인기가 있는 모양인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묘하게 매력있는 캐릭터들.... 일본은 정말 캐릭터가 생활 곳곳에 녹아있는 나라다.

다음번엔 우메다 스카이비루 포스팅이 기다리고 있돠!

.... 수많은 사진들을 빨리 정리해야 겠다는 의무감에 연속포스팅.... 힘들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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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