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 히가와리(매일 바뀌는 그날의 메뉴) 메뉴와 두유푸딩으로 직장 여성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카페에서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후(이 곳에 대한 포스팅도 꼭! 꼭! 하고 말 것임), 우메다 스카이 빌딩 쪽으로 향했다. 아이폰의 구글맵으로 현위치와 목적지를 알 수 있으니 정말 편했다. 굳이 아이폰 지도가 아니었더라도, 조금만 맞는 방면으로 걷다 보면 저 멀리 보이기 때문에 그냥 그 건물이 있는 쪽으로 열심히 걸으면 되었을 거다.
가운에 원이 뻥 뚫려 있는 독특한 형태의 건물. 절대 다른 건물과 착각할 수 없다. 굉장히 과학적이고 모던한 느낌의 디자인. 살짝 스페이스 셔틀을 닮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저 v자로 원형을 관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무려 에스컬레이터다.... !
공중정원 입장권 끊는 곳까지 가기 위해 3층에서부터 52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정말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내가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심했나 싶을 정도로 그 짧은 시간동안 땀이 나고 무릎이 떨릴 정도였으니까. 옆면이 전부 유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찬찬히 바깥 풍광을 훑으며 올라갔으면 모를까, 그야말로 슝. 공중으로 올라가서 폭발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순간 고소공포증이 있으면서 혼자 전망대를 가 보겠다고 여기까지 온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하하.
하지만 또 하나의 난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전망대까지 가기 위해서는 바로 이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까 건물 사진에서도 보았겠지만 이 엘리베이터 바로 밑의 층은 지상 1층이다..... 만약 저 위에 타고 있을 때 지진이 나서 흔들리면 어쩌지 하는 오만가지 생각도 다 들고..... 게다가 무섭다고 누구 하나 붙잡을 사람도 없고..... 과연 혼자 잘 탈 수 있을까....
싶다가 어떤 할머니 두 분이 타고 올라가시길래 잽싸게 그 뒤를 따랐다. 혼자 타긴 싫고 그렇다고 커플들 올라가는 데 눈치없이 껴서 방해하긴 싫고........ 하지만 에스컬레이터는 엘리베이터와 달리 손잡이 아랫 부분은 바깥이 보이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공중에 매달려 있다는 느낌은 덜했다. 그래서 예상과는 달리 하나도 무섭지 않았음. 그리고 '저 나이드신 할머니들도 저리도 태연하게 타시는데 나라고 못그럴까!' 싶은 마음도 한 몫 하기도 했고.
내가 타고 올라온 에스컬레이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다음에야 입장권을 구입하는 매표소가 등장한다. 가격은 무려 700엔. 비싸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해가 질 떄 까지 죽치고 있기로 결심한 상태였기 떄문에 그냥 자리비용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전망대에는 곳곳에 편히 앉아서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다.
이렇게 쉴 수 있는 의자들의 디자인도 독특하고 센스만점.
그리고 안쪽 원의 벽면을 따라서는 세계 각국의 마천루들과 우메다 스카이비루를 건축하는 데 영감을 얻은 것들과 설계 과정 등이 소개되어 있었다.
공중정원을 건설하는 데 있어 영감을 불어넣은 것은 우주공간.
그럼 이제 진짜 공중정원으로 가 보도록 할까.
공중정원은 전망대가 있는 층에서 계단을 이용해서 한 층 올라가면 된다.
이렇게 시야에 아무런 막힘 없이 뻥 뚫려 있는 옥외의 공간을 360도로 돌며 감상하게끔 되어있다. 아까 1층에서 건물 사진을 올려다 찍었을 때만 해도 흐리더니, 다시 맑아진 하늘. 정말 이 날 날씨 제대로 오락가락했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사람이 지나다니는 통로 바로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게끔 해 두어서 전혀 무섭지 않았다.
빙빙 돌아
저 강 건너편으로 좀 만 더 가면 고베가 위치해 있다.
건물들과 철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습.
그리고 이 공중정원엔....... 이렇게 커플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커플들끼리 사이좋게 앉아 기념촬영을 할 수 있게끔 꾸며놓은 곳. 에라이....
자물쇠 걸어놓는 것은 우리나라 남산이나... 여기나....
이 자물쇠를 걸어놓은 커플들 모두 오래오래 행복하길..... 이라고 빌어주기는 무슨. 어짜피 결혼할 것 아니면 모든 연애엔 끝이 있기 마련이라며 자물쇠의 주인들 중 반 이상은 헤어졌을 거라고 혼자서 끄덕이다 나왔다. 나 못된걸까 하하. 그래도 자물쇠를 걸어둘 순간엔 행복했을 테니 그걸로 된 거 아닐까. 마음이 변하고 관계가 끝나더라도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 하나만큼은 자물쇠의 형태로라도 남아 간직될 수 있다면.
360도 한바퀴를 빙 둘러보고 나서는 다시 한 층 아래의 실내로 들어왔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고 추워서 도저히 오래 있을 수 없었기 떄문. 하지만 실내에서도 유리창을 통해 근사한 풍경들을 눈에 잔뜩 담을 수 있었다.
이 건물, 특이하지 않은가? 건물 사이로 도로가 지나가고 있다......!
밑을 수직으로 내려다보면 이렇게 작은 정원도 조성되어 있다.
목이 말라서 물이라도 사 마실까 했는데 자판기가 하나도 없다. 꼼짝없이 스카이라운지카페에서 음료를 사 마셔야만 했다. 한 번 전망대를 빠져나가면 재입장도 안되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커피 플로트 한 잔을 시켰다. 일반 매점이나 그 흔한 자판기 하나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장사꾼 마인드가 철저한 전망대라니...
아이스크림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커피 플로트를 들고 유리 테이블 쪽에 자리를 잡았다.
오사카를 내려다보는 커피플로트의 위엄......
도시의 모습을 눈 앞에 병풍처럼 펼쳐놓고 목을 축이며 책을 읽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더라 -
내 사진은 괜히 사진크기 축소해서 (ㅎㅎ)
해 질 무렵의 사진들부터는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사진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나눠서 포스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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