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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1&aid=0005969714
또 이런 걸 볼 수 있는 날이라고 하네 :)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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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그리고 앞으로는 별 일이 없길 바라며) 생애 최악의 생일 중 하나로 남을 작년 생일.
마음과 자존심에 멍이 들었고
귀국 직후 쉼없이 달려왔던 것에 대해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꺾여버린 것만 같았던 비참한 기분
가장 크게 다가왔던 일은 생일날 아침 발표났던 동계인턴 면접결과. 탈락.
일년전부터 간절히 바랬던 나의 모습 하나가 그렇게 맥없이 사라져버리자,
그동안 바라보고 달려왔던 하나의 단기적 목표가 무너져버리자
여지껏 나를 겨우겨우 지탱해오던 내 안의 무언가도 함께 스러져버린 것 같았지.
몸살걸려가면서, 개인시간을 쪼개고 쪼개면서,
스스로에게 엄격히 채찍질을 하면서까지 열심히 했던 새 동아리.
다른 사람들 생일은 다 챙기더니 결국 그날밤 자정이 넘어갈 때 까지
그 중 아무도 내게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없었지
시간이 훨씬 지난 뒤에도.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서로 좀 더 희생해가며 고생하다보면
작은 성취감과 보람 그 이상으로 '사람'이 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육체적, 정신적 소모가 누적되어서
결국 몸도 아팠었고 마음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인간관계, 내가 걸어온 길들, 거쳐왔던 무수한 선택의 순간들,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
그 모든것에 엄청난 회의감이 몰려오면서 나를 가라앉게 했다.
거의 일년 후인 지금
우선은 원하던 회사에 왔고
교육기간동안 낸 성과에 대해 보상과 인정도 받을 수 있었고
이후 원하던 아이템과 지역은 아니지만
가장 일을 빨리 그리고 잘 배울 수 있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내가 입사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하다.
야근은 당연히 하겠거니 싶었는데 웬걸,
야근하는 일이 없다.
회식도 지금은 연말이다 뭐다 해서 많지만
원래는 한달에 한번도 잘 안하는 곳이라 하고
어쩌다 한 번 회식을 해도
칼같이 9시에 끝낸다.
일부러 낮춰왔던 나의 기대감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다.
물론 애로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 아닌 글로 적기엔 조심스러우니 생략.
채워지지 않은 부분과 않을 부분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걱정과 고민
쉴새없이 불어대는 바람에 덩달아 휩쓸려 버릴 것 같기도 하지만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지금
어떤 일에 짜증이 확 나다가도
작년 이맘때를 떠올리기만 하면
지금의 순간에 감사해진다.
그 순간으로부터 벗어났음에,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그때보단 앞으로 나아갔음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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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가올 올해 생일엔 별을 보아야지.
추위도 잊고 고개를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세워들고는
쏟아지듯 내리는 별빛의 움직임을 두 눈 가득히 담아야지.
지난 일년간의 내 가장 추악했던 모습부터 대견했던 모습까지
그 모두를 사랑스럽게 보듬으며 앞으로는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길 그 별들에 빌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