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코에서 인버네스까지.
질리지 않는 창 밖 풍경을 감상하며 열심히 달리다
쉼표 한 번 찍어주듯 잠시 멈추어 내렸던 곳은 War Memorial.
이런 평화로운 풍경을 바라보며 서 있는 것은
전쟁에 참여했던 모든 이들을 기리는 동상.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영국은 정말 거의 모든 벤치에 'in a loving memory of 000' 식으로
죽은 사람을 기리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곁을 떠난 소중했던 사람을 기억하고자 하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노력.
파란 하늘과 초록 들판, 그리고 흰 돌들로 조성된 War Memorial의 색감이 예뻤다.
이 곳에서 기억되고 있던 전쟁 참가자들 몇은 전쟁 속에서 스러져간 이들이었고
또 몇은 전쟁에서 살아남아 꽤 오랜 시간 동안 천수를 누린 이들이었다.
생사가 어떻게 갈렸건 간에, 그들 모두는 개인을 넘어선 무언가의 힘으로 인해
전쟁터에 던져지고 또 싸워야 했겠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 자연 한가운데에 War Memorial이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차를 세워 쉬었다 갈 수 있는 곳.
이제는 세상에 없는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벤치에 앉아
평화로운 자연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곳.
죽음과 삶, 망각과 기억이 공존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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