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1마일보다 조금 더 길다고 하는 에딘버러의 로열마일 끝에는 스코틀랜드 의회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건물들도 회색빛, 길바닥도 회색빛,

회색빛 투성이의 오래된 건물들을 따라 끝까지 걷다보면 시쳇말로 '갑툭튀'한 듯한 현대적인 건물과 마주하게 된다.

 

 

 

몇백년동안 굳게 서있는 회색빛 건물들 끝에 이렇게 파격적일 정도로 현대적인 디자인의 건물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이 건물이 의회 건물이라는 것이다.

의회 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주로 미국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이나, 우리나라의 국회의사당처럼 서양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빌려 지은 건물 아니겠는가. 근데 유럽, 그것도 스코틀랜드에서 이런 건물이라니 참 놀랍다.

 

 

스코틀랜드 의회 입구 쪽을 찍은 모습. 건물 바로 옆에는 앞서 소개한 적이 있는 Arthur's Seat가 위치해 있다. 

자리 하나는 끝내주게 명당이다. 로열마일 끝, 홀리루드 궁전 바로 앞, Arthur's Seat 바로 옆.

그만큼 이 건물의 중요성을 알 수 있겠지.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그들만의 독립된 의사결정 기관을 가지게 된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엿볼 수 있었던 위치 선정.  

 

 

투어가 있는 날이 있고 없는 날이 있는데, 내가 방문했던 날은 투어가 없는 날이었다.

어짜피 수많은 사람들과 졸졸 따라다니며 모든 곳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을 귀찮아 하는 나이기에 오히려 잘되었다고 생각.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공항에서와 비슷하게 소지품 검사를 해야한다.

테러 가능성 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니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처사. 매우 간단하게 끝나기도 했고.

 

검색대를 지나면 널찍한 로비와 마주하게 되는데, 먼저 입구 쪽에 위치한 인포센터에 가서 간단한 질문 몇가지를 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물론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를 물어보는 것. 답은 ok.

단, 로비에 걸려있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진 하나만은 저작권 때문에 촬영 금지라고 했다.

 

스코틀랜드 의회 건물 모형.

저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꽃잎 모양과도 닮아있다.

실제로도 건축가가 이 건물을 지을 때 땅에서 자라나는 듯한 건물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땅에서 피어나는, 인간이 만들어 낸 꽃이라.

그래서일까, 건물의 디자인도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실제로 건물 내부와 외부를 살펴보면 나무와 같이 자연의 소재를 적극 활용한 것과, 물결치는 듯한 곡선미를 활용한 것도 알 수 있었다. 오호.  

 

자리배치 설명. 쭈구리 정당과 대세인 당의 차이가 확  

 

로비에 위치한 테이블. 천장의 곡선과 높낮이가 각기 다른 창문이 독특하다.  

 

천장에는 이렇게 스코틀랜드기의 모양이 잔뜩.

스코틀랜드 기가 파란색에 흰색 x 가 있는 모양인 것, 다들 아시죠?

정말 유니언 잭은 스코틀랜드 기가 없었더라면 매우 심심했을 것임.....

 

자, 그럼 의회에 왔으니 가장 중요한 debating chamber로 가보실까요  

 

짜잔, 이곳이 바로 debating chamber!!!! 

정말 들어가자마자 우와- 하고 감탄했던 모습.  

 

의원들이 앉는 자리 말고, 일반인들을 위한 의자인데 이 또한 매우 독특하다. 살짝 반대로 뒤집어진 한반도 지형같기도 하고 ㅎ 

 

 

 

조명을 키지 않아도 이렇게 자연광이 눈부시지 않을 정도로 쏟아져 들어와 실내를 환히 밝히는 모습.

밝은 톤의 나무 테이블과 벽까지 눈이 편안해지는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우 현대적인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고 웅장하게 다가오는 모습!

 

 

뭔가 어색한 표정으로 기념사진 ㅋㅋ ㅋ 

 

 

 

이런 저런 각도로 계속해서 찰칵.

 

가장 근사했던 것은 이렇게 창가로 Arthur's Seat의 모습이 보인다는 거다!

정말 이게 보이는 쪽에 앉은 사람들은 회의를 하다가도 집중하지 못하지 않을까......

정말 이런 풍경을 창밖으로 보며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베란다 바로 밖에 산과 하늘이 조화를 이루며 펼쳐져 있는 천안 집이 그립다....

창 바로 밖에 회색 건물벽이 좁게 서 있는 이 곳 서울 방의 풍경은 너무 삭막하고 답답해.

 

 

 창 밖 풍경만 특별하니 따로 더욱 클로즈업해서 찰칵.

 

 

마지막으로 의회 건물을 빠져나와서 홀리루드 궁전 쪽에서 찍은 건물사진 :)

보는 각도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신기하고도 비범한 건물!

 

 

계획에도 없이 그냥 길 따라 쭉 걷다가 호기심에 방문해 본 건물인데, 정말 기대 이상!

투어가 없는 날이어서 더욱 구석구석 구경은 하지 못했지만 저 debating chamber 안에 들어가 본 것과, 그 너머로 arthur's seat를 바라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만족! 로비의 디자인도 독특해서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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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