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유학했던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가 에딘버러에 가면 꼭 먹어보라고 했던 것, 바로 Fried Mars Bar!
보다 정확한 표현은 Mars Bar in Batter가 되겠다. 튀김옷 속 마스바라는 뜻이죠 직역하면.
처음에는 그 기름진 초콜릿 바를 튀긴다는 것이 상상이 되질 않아서 진짜냐고 거듭 물어보았더랜다.
그랬더니 스코틀랜드에서는 초코바 뿐만이 아니라 튀길 수 있는 건 다 튀긴다고.........
심지어 그 기름진 피자까지 한 번 더 튀겨먹기도 한다고..... 경악.
원래 나는 초콜릿은 너무나도 좋아하지만 스니커즈, 자유시간 등의 초코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견과류 씹히는 것도 싫고, 안에 끈적거리는 것이 이에 달라붙는 것도 그리 달갑지 않으며,
결정적으로 지나치게 달다. 한 두 입만 먹으면 입이 달달하다 못해 얼얼해질 정도로.
하지만 에딘버러까지 왔는데 어찌 체험해보지 않으리오.
구글에 검색해보니 Mars bar in batter 를 하는 곳이 여러 군데 나오던데
가장 접근성이 좋고 유명한 곳은 로열마일에 있는 한 튀김집.
근데 이곳은 점심시간 전에 가니 아직 열지 않은 상태여서 실패.
그래서 가게 된 곳이 그라스마켓 쪽에 위치한 한 햄버거/피자 가게.
빨간색 가게였는데 상호명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찾기 쉬울 것임.
인터넷에서 보았던 대로 mars bar in batter 하냐고 물어보니 판다고.
해달라고 부탁하니 선반 위에 있던 마스바 하나를 톡 까서 튀기기 시작한다.
가격은 2파운드였나, 2파운드 50였나,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암튼 그 사이에 위치한 가격대.
초코바를 기름물에 빠트렸다 꺼낸 것 치고는 너무 가격이 비싸진 것도 같지만,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한 일이라는 것과, 영국의 물가를 감안한다면 낼 수 있는 돈.
기름에 쩔어있는 mars bar in batter........저 테이크아웃 용기에도 기름이 쩔게 묻어있는 것 보이나요
심지어 음식 냄새를 맡고 날 쳐다본 비둘기조차 금방 외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너 고개돌리지마 이거 사람이 먹는거라고 ㅋㅋㅋㅋㅋ
드디어 역사적인 한입을 베어물다!
근데 이건 정말 신세계였다! 한없이 기름지고 느끼할 것만 같다는 나의 예상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았던 맛.
오히려 튀김옷 속 초코바가 알맞게 녹고 기분좋게 따뜻해지면서 초콜릿 퐁당을 먹는 듯한 식감과 맛으로 승화된 것이었다!
생활의 지혜: 맛없는 초코바는 튀기면 맛있어진다
뭐 이렇게 작성해야 할 기세....
안에 들어있는 저 쫀득거리는 필링도 알맞게 녹으면서 부드럽게 넘어가서 좋았다. mars bar in batter 만세!!
마지막 한입. 정말 이 마지막 한입을 아쉬워하며 사진까지 남길 줄이야...
혼자 묵직한 dslr 들고 접사 찍느라고 덜덜거렸던 기억이 선명.
정말 심장병 걸릴 것 같은 생김새에 칼로리, 맛.... 누구에게는 혐짤일것만 같은 모습........
저걸 맛있게 먹은 나조차도 이 사진 보고는 맛있겠다.... 라는 말이 나오질 않는다. ㅋㅋㅋ
가뜩이나 고칼로리인 초코바를 한번 더 튀기기까지 했으니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매일 먹고 살 것도 아니고 이렇게 여행 와서 딱 한번 먹어보는 건데 뭐가 대수랴, 이렇게 맛있는데!!
에딘버러에 가게 된다면 꼭 먹어보시길.
아, 혹시 누군가 아주 용감한 사람이 피자 튀김을 먹어보고 말해준다면 용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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