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딘버러에 도착해서 제일 좋았던 곳은,
추우니까 입을 옷좀 사고, 몸도 추스른 다음에 올랐던 Arthur's Seat.
느지막히 호스텔에서 움직이려다 우연히 같은 호스텔에 묵던 사람 한 명을 만나서 같이 이날 서로 사진 찍어주며 이 곳을 오르고,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드디어 일정공유! 신난다!
의외로 에딘버러에 가서 이곳까지 가보지 않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더라.
영국판 Lonely Planet조차 베스트 플레이스에는 이곳을 지목해 놓고는
정작 제대로 된 설명은 해주지 않고 있다...... 다른 때에는 지나칠 정도로 상냥하면서.... 여긴 그냥 올라보면 경치가 최고라는 말만.
하긴, 일정이 빠듯하면 여기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바쁘게 올라갔다 내려왔다만 한다면, 마음만 먹으면 빠르게 다녀올 수 있겠지만.
하지만 여기는 정말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오르며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과 자연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하는 곳이다.
오르는 데에도 꽤 힘이 드니 물 한통은 필수로 챙겨야 하고.
도시 한복판에 이렇게 제법 웅장한 자연이 펼쳐진다는 것도 내겐 커다란 감동이었고,
그 자연이 내려다보이는 도시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것이 또 다른 감동이었다.
특히 이러한 자연지형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것이므로 더더욱!
이 사진만 보면 내가 무슨 하이랜드 지역이라도 와 있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아니면 버스를 몰고 외진 언덕 지역까지 따로 온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거고.
하지만 정말, 이 부분만 이렇게 솟아있고 그 밑으로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도 있고, 건물들도 있고,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원도 있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정말 도시 안에 있다.
인증샷 하나. 정말 바로 앞에는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로가 있다. 산악지대가 아니라 정말 글자 그대로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언덕이라는 거지.
오르기 전에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인증샷. 저 사진 보니까 아이스크림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더 신기하다.......
같이 오르던 친구가 이곳에서 생수통 하나를 사길래 나도 아이스크림 충동구매...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
저렇게 돌로 된 계단은 잘 조성되어 있었지만..... 정작 올라가서는 표지판도 하나 없었고, 여러 방향으로 쉽게 빠져나갈 수 있더라. 그 흔한 안전장치도 없었고, 울타리도 쳐져 있지 않았다.
길이 쭉 나 있긴 했지만 그마저도 아스팔트 길이 아닌 흙길이어서 더 걷는 기분도 나고 좋더라.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도 느낀 거지만, 정말 이렇게 철저하게 보호되어지고 감시되는 시스템이 아니어도 자연이 그 모습 그대로 깨끗하게 잘 유지된다는 점이 신기할 뿐이었다.
중간에 쓰레기통도 하나 없고 이렇다할 표지판도 없는데도 쓰레기 하나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조금씩 오르다보면...
이렇게 에딘버러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저기 로마의 신전같은 건축물과 탑이 있는 작은 언덕은 에딘버러의 또다른 중요 뷰포인트인 Carlton Hill이다.
도시의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바다까지 쭉 펼쳐져 있고, 하늘에는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양떼같은 구름들이 송송.
수직으로 솟은 절벽 아래 흙길을 따라 걷는 길. 낙석주의라는 표지판도 있었음....
오르고 또 오르다 잠깐 나타난 평지. 여기 주변으로는 길이 여기저기 나 있었고, 마음만 내키면 그냥 풀 위를 걸어 내려가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몇몇 시민들은 바위에 기대어 들판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었고. 경치를 내려다보며 그 누구의 눈치도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독서라니. 그걸 도시에 살면서도 누릴 수 있다는게 부럽다.
그냥 놓칠 수 없으므로 기념사진도 여럿 찰칵.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
그리고 언덕의 정상으로 향한 길은 계속되었다.
이제부터는 잠시 사진만 쭉 감상해보시라.
이 쪽 오를때 진짜 땀은 땀대로 나고 목은 계속 마르고.... 가뜩이나 dslr 업고 무거워 죽겠는데 ㅠ_ ㅠ
그리고 마실 물도 점점 없어지고 있었다. 꼭대기가 생각보다 멀면 어떡하지... 싶으면서도 그냥 걸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높은 풀들이 무성한 가운데를 풀을 눕혀 자그마한 길을 낸 사람들은 누구일까 :)
문득, 뒤를 돌아서서 찰칵. 나 꽤 험난한 길을 따라 걷고 있구나.... 사람들 포스팅 보면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도 같은데 -_-
그러나!!!!!!!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 평지! 그리고 눈앞에 떡하고 나타난 정상!! 드디어 끝이 보인다!
너무 감격해서 가로로도 찍어보고...
이렇게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 사진도 찍었지만 이게 끝이 아니지.....
한 열 장은 넘게 찍은 것 같은 점프샷들 중에서 이 둘이 베스트 포즈상! ㅎㅎㅎ 하나는 페북으로도 영국 현지에서 바로 올림 ㅋ
실컷 신나서 점프샷도 좌르륵 찍고, 앉아서 바람쐬며 땀도 식히고.
이제는 남은 힘을 조금만 더 모아서 정상까지 가야할 때!
노란색 꽃이 핀 황토색 길을 따라 조금만 걷다보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 그 인증샷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근데... 오르느라 비록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꽤 덥고 힘들었는데 250m밖에 안된다니..........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이 쪽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드라마틱한 하늘이었다. 다른 쪽은 푸르기만 했는데. 참 이나라 날씨 감을 잠을 수가 없어.
정상에서 턱을 괴고 인증샷 찍었어요
근데 이게 인증샷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you just activated my trap card ㅋㅋㅋㅋ
도시 한복판에 솟은 이곳에 올라 정상에 서서 느꼈던 바람,
그리고 내 발 아래 내려다보이던 바다와 도시- :)
정상에 올라 한바퀴 빙 둘러보던 내 시선을 잡은 것은
조금은 위험해 보이는 포즈로 작은 탑? 기념비? 위에 서서 사진을 찍던 일부 관광객들!
나 역시 그 주위를 알짱거리며 내 차례를 기다리다가 앞에 먼저 사진을 찍고 있던 사람들이 내려오자 잽싸게 올라갔다.
같이 올라갔던 친구에게 카메라를 안겨주고 사진을 부탁하면서.
앉아서도 찍고...
저 좁은 곳에 일어서서 장군 포즈로도 찍고 ㅋㅋㅋ
어린이들은 따라하지 마세요 바람이 거의 안불었어서 그렇지 바람 세게 불면 진짜 위험할듯
브라질의 예수상 아닙니다 접니다 에딘버러 Arthur's Seat 위에는 짧은 시간동안 강지상이 들어섰어요 ㅋㅋㅋ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내려와서는 내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사진 찍는 것을 구경하면서.....
이 멋진 곳을 뒤로하고 슬슬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나정도면 정상에 있었다는 인증샷 정말 제대로 찍은 것 아니겠어요? ㅋㅋ
하늘과 함께 연한 하늘색으로 물들어있던 바다. 어찌나 아름답고 평화롭던지.
올라왔던 방향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훨씬 더 완만하고 걷기 수월한 길을 택해 내려가기로 했다.
계단 계속해서 내려가면 무릎도 아프고 하니까... 그리고 다른 쪽 풍경 역시 궁금한 것 아니겠어? ㅎㅎ
그렇게 해서 보게 된 내려가는 길 쪽 풍경 역시 색다른 매력!!!
초원이 더욱 넓게 펼쳐지고, 군데군데 노란 꽃도 더 많이 피었던데 정말 예쁘더라:)
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소리지르며 뛰어내려와보고 싶은 풍경!
빗물이 모아져 위에서부터 졸졸졸 흘러내려가던 모습. 자연탐험가가 된 기분이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저 얼룩덜룩한 노란 덤불들이 꽃입니다, 꽃.
시간도 제법 늦은 편이어서 그런가, 인적도 드물어서 더욱 평화롭게 느껴지던 곳.
가다보니 또 이런 유적이 남아있길래 잠깐 구경하기로.
예배당의 잔해
언덕 바로 아래쪽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호수가 공원에 조성되어 있는 호수!
근처 바위에 올라 평소엔 하기 힘든 포즈로 사진 찰칵. 정말 저런 포즈를 할 정도로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음.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와는 달리 날씨 운도 너무 좋았고!!
밑에서부터는 또 잠시 내려가며 찍은 아름다운 이곳의 풍경을 감상하세요 :)
이제 다시 아까 처음 오르기 시작했던 돌계단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밑에 다 도착했다는 증거.
위가 평평한 것이 정말 이름처럼 누가 앉아있을 법도 한 Arthur's Seat의 풍경.
도시 가운데에서 정말 온몸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었던 곳 :)
에딘버러엔 수많은 명소들이 있지만 정말 이 곳이 아직까지도 내 마음속 넘버원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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