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카이'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4.01 新世界 通天閣 1

내가 사는 곳에서 걸어서 남바보다도 훨씬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떠나기 일주일 전에야 처음으로 가 본 신세카이. 이름은 '새로운 세계'인데 정말 놀라울 정도로 낡은 곳이다. 들은 바로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쇠락하면서 60년대에는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은 노동자들의 시위도 있고 해서 흉흉했었다고. 지금은 아저씨 취향의 가게들이 모인 곳이 되었다.

신세카이 입구쪽에 있는 안내판. 무슨 로봇만화에 나올 법한 글씨체다.

  

   상점가의 모습.

 저 너머로 보이는 탑이 츠텐가쿠.

 독특한 모양의 탑. 이 곳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탑이다. 이 곳 뿐만이 아니라 오사카 전체를 통틀어서도 우메다 스카이 빌딩과 함께 2대 타워로 꼽히고 있다.

 

 바로 앞쪽에서 올려다보면서 찍은 사진

 신세카이 시장.

쟌쟌 요코초라는 상점가. 아저씨들이 좋아할 법한 싼 선술집들과 가게들이 즐비한 곳이다. 샤미센을 쟌쟌~ 하고 쳤다고 해서 쟌쟌 요코초가 이름이 되었다는데... 하하..... 초입에 이렇게 츠텐가쿠 캐릭터가 샤미센을 치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플랜카드가 걸어져 있다. 쟌쟌요코초 bgm도 틀어주는데.... 엔카에서 흔히 들을 수 있을 법한 여자 목소리로 계속해서 '쟌쟌~'이라고 한다. 짜증나면서도 묘하게 중독성있는..... 들어봐야 안다.

유명한 구시가츠 집 앞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이렇게 곳곳에 기원도 있다. 바둑이나 장기를 두고 있는 아저씨들. 좀 더 제대로 된 각도에서 찍고 싶었는데 찍지 말라고 할까봐... 소심히 이런 각도에서 찍었음. 확실히 이 곳, 아저씨들 취향.

 츠텐가쿠 입장권 끊는 층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 딱히 스카이라인이랄 것이 없는 이 쪽 동네 전망은 굳이 비싼 돈 내면서 보고 싶지 않았기 떄문에 패스. 대신에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꽤 잘 되어 있으니 전망대까지 올라가 보지 않더라도 안에 들어와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곳의 역사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 두었고, 곳곳에 의자가 있어 앉아서 쉬기도 좋다. 나도 올라가서 폭신한 소파를 독차지하고 앉아 해가 질 때 까지 책을 읽으며 편히 시간을 보냈었다는.


이 곳 신세카이를 대표하는 것이 또 하나 있지. 바로 빌리켄 동상.
한 미국 조각가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원작은 츠텐가쿠 전망대에 있다고 하고, 그 모습을 한 동상들이 신세카이 곳곳에 있다. 거의 모든 상점들이 하나씩은 만들어놓고 있는듯.... 진짜 빌리켄 동상은 발바닥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하여, 발바닥이 맨들맨들 닳아 있다고 한다.

 한 가게 앞에 있던 빌리켄 동상. 진짜 못생겼다. 어떻게 행운을 주는 대상의 모습을 이렇게 만들 생각을 했지...... 혹 하나 더 달아줄 도깨비처럼 생겼는데 말이다.

 이 빨간 빌리켄은 츠텐가쿠 내에 있는 것. 부직포 같은 질감의 동상이다. 빨갛게 만들어 놓으니까 더 도깨비스러워라...

 역시 츠텐가쿠 내에 있는. 사진 찍으라고 친절하게 얼굴 부분에 구멍을 뚫어놓았다.


이 낡고 오래된 느낌의 신세카이는 밤이 되면 수많은 네온사인들의 빛에 힘입어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변한다.

  신세카이의 야경이라면 역시 왼편에 즈보라야 복어 하나 달아주고 가운데 츠텐가쿠를 놓아준 이 모습이 정석이지!

 

 반짝반짝

여기저기 호객행위도. 하지만 혼자 돌아다니면 아저씨들을 제외하고는 잡힐 일이 없다. 흐흐.

낮과는 사뭇 다른 모습.

링 모양에 불이 들어오니까 살짝 세련된 것 같기도 하다.

추억의 6-70년대 세트장같은 느낌이 물씬 나는 신세카이의 밤의 모습들 -

그럼 이젠 신세카이에서 먹어볼만한 대표적인 음식들을 소개해볼까나.

우선, 신세카이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역시 구시가츠.
여러 재료들을 즉석에서 튀겨주는 꼬치 튀김인데, 신선한 재료, 바삭한 튀김옷, 그리고 소스의 맛이 어우러져 계속 손이 가게 된다는. 비싼 스페셜 재료들을 제외하곤 꼬치 한개당 100엔 정도가 보통인데, 몇 개 집어먹다 보면 천엔은 훌쩍 넘기게 된다. 거기에다 시원한 생맥주까지 더하면 가격은 플러스. 그런데 이 구시가츠는 그야말로 맥주를 부르는 안주인지라.... 안 마시고 넘어가기 어렵다. 하하.

 구시가츠 가게들 중 가장 유명한 다루마. 이 곳 매장은 다루마 츠텐가쿠 점인데, 이름 그대로 츠텐가쿠 바로 앞에 있어서 눈에 쉽게 띄고, 매장도 커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 작은 가게가 다루마 본점. 5시 이후에 가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있는데, 나는 일부러 4시 반 정도에 가서 바로 앉아서 먹을 수 있었다.

 모든 구시가츠 집 공통. 커다란 소스통과 양배추. 여기에 주의사항이 있는데 1. 소스는 한번만 찍어야 2. 양배추는 손으로 뜯어먹어야.  우리 나라에서 오뎅 먹던 습관대로 무심코 두 번 찍으면 안된다. 하지만 두 번 찍어도 잘 모를듯... 누가 서서 감시하고 있는 건 아니라서. 만약 소스를 더 찍어먹고 싶다면 양배추를 이용해서 개인 접시에 소스를 덜어먹으면 된다. 근데 양배추는 왜 손으로 먹으라고 하는걸까? 재활용하려고? 그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음...

 니혼슈도 이렇게 생맥주 팔듯 병을 매달아서 팔고 있더라구. 신기해서 찰칵. 물론 마시진 않았다. 아직 니혼슈는 종류도 잘 모르겠고 뭐가 제일 맛있는지도 모르겠다. 인턴할 때 청담동 가서 공짜로 얻어마신 사케가 진짜 부드럽고 술술 넘어가던데.... 같이 일하던 썜들께 이름이 뭐였냐고 물어봐야 하나.

 뒷편에 보이는 것이 모찌튀김이고, 갈색으로 튀겨진 건 앞에서부터 토마토와 원조 구시가츠(소고기 튀김) 두개. 토마토가 진짜 맛있다!!! 강추!

 앞의 사진에선 흐릿하게 잡혀서 따로 클로즈업 해서 찍어둔 모찌. 쫄깃쫄깃하고 맛있다.

   계절한정 메뉴인 굴튀김. 원래 생굴은 잘 안먹는데 이 굴튀김은 맛있어서 자꾸 찾게 되더라구. 알맹이 실한 굴이다. 스페셜 재료인 만큼 가격도 비싸다. 개당 210엔.


다음으로는 오사카에서 정말 높은 평점을 받고 있는 유명한 다코야끼 가게. 이름은 캉캉.

간사이 지방 유명 레스토랑들을 소개하는 방송인 '마법의 레스토랑'에도 나왔다는. 진짜 유명해서 주말에 가면 길게 줄을 서야 한다. 그래도 워낙 회전율이 높아 금방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유명한데도 저녁 7시까지밖에 안한다. 한번은 여섯시 반 정도에 갔었는데 벌써 문 닫고 한창 정리중이어서 그냥 돌아왔던 적도 있다. 정말 자신감 쩌는 가게인듯....

아오노리+가쓰오부시+소스+마요 뿌린 다코야끼.
 

 일본 다코야끼들은 한국에서 파는 것들관 비교가 안되게 문어가 큼직하다. 마음에 들어.


엄청 유명한 것은 아니지만 먹어보고 정말 맛있었기에 추천하는 고로케. 앞의 사진에 있었던 신세카이 시장 초입에 위치한 정육점에서 파는 고로케이다. 고로케는 역시 정육점에서 파는게 진짜배기!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튀겨준다. 한 번 튀겼던 거 내어주는 게 아니라서 좋다.

 메뉴가 주렁주렁

 이건 한 번 먹어본 구시가츠. 소고기와 양파가 같이 튀겨져 있다. 양파의 맛이 느끼함도 잡아주고 무엇보다 갓 튀겨져 나와 뜨끈뜨끈해서 맛있게 먹었다.

이것이 고로케. 한 입 베어물고 나서 찍은 사진. 다진 고기와 감자로 모양을 빚어 튀긴 것이다. 달달하고 뜨끈뜨끈해서 정말 맛있었다는. 고로케 진짜 좋아해서 나름 고로케로 유명한 여러 가게들 가 보았는데 그 중에서도 톱클래스의 맛을 자랑한다. 신세카이에 갈 일이 있다면 가격도 싼데 꼭 한 번 먹어보기를.

 
마지막으로는 또 다른 구시가츠 가게 하나. 쟌쟌요코초에 위치한 가게인데 진짜 인기가 좋다. 어정쩡한 시간에 찾아가도 기다려서 먹어야 한다는....  


이렇게 똑같은 가게가 마주보고 위치해 있다. 나는 별관으로 안내받았음.


저렇게 미리 신선한 재료들을 꼬치에 꽂아서 준비해 두었다가, 손님이 주문하면 즉석에서 튀김옷을 입혀 튀겨주는 식이다.

연근과 원조 구시가츠 셋. 이 곳은 구시가츠는 기본 세개 주문이더라. 세개까지 먹고 싶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지 쩝.

연근과 양파. 뒷편에 눈사람 모양의 꼬치가 양파다. 작고 둥글에 썰은 양파 두 개를 이어놓은 것.

이것은 가지. 가지는 일본어로 '나스', 또는 '나스비'라고 하는데 도쿄에서는 '나스'라고 하는 반면 이곳에선 메뉴판에 죄다 '나스비'라고 적혀있다. 가지를 '나스비'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오사카 사람일 거다. 흐흐.

그리고 이번엔 구시가츠 말고도 신세카이,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아저씨 취향의 음식을 주문해 보았다. 바로 돗테야끼! 대충 곤약, 고기 등을 양념에 푸욱 고아낸 듯한 음식? 돗테야끼 또한 기본주문이 세개부터라 세개를 주문했다.

주문하면 저렇게 위에 시치미를 뿌려준다.
먹어본 소감은..... 우리나라사람 입맛에 맞는 음식이긴 한데 굳이 사서 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음. 그래도 먹어본 게 어디냐며...


내가 도테야기를 먹어볼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바로 내가 앉은 자리 앞에서 저렇게 계속 소스를 졸여가며 도테야끼를 끓이고 있었던 것! 호기심이 발동할 수 밖에.

이것으로 신세카이 포스팅도 완료....
아 심란해서 잠이 안온다. 내일 이사할 생각하니까.
사실 이 포스팅도 짐싸가며 한 거라 횡설수설했을 거 같다..... 이해해 주세효 하하하
이 무거운 것들을 다 들고 어느 세월에 고베까지 가지....... wish me luck!


'Exchange in Japan > in Osaka' 카테고리의 다른 글

Nice cafes in Osaka 2 - 전통과 현대가 만난 가게들  (0) 2011.04.03
sangmi  (0) 2011.04.02
110330  (0) 2011.03.30
목련핀거 자랑하기  (0) 2011.03.28
110325 四天王寺  (0) 2011.03.28
Posted by 강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