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오사카 돌아다니기. 이 날은 오사카 중에서도 내가 사는 곳에서 제일 가까운 곳 두 군데를 둘러보았다. 시텐노지와 신세카이. 도톰보리보다도 더 가까운 곳인데도 지금까지 한번도 가 볼 생각을 안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그 중에서도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곳은 시텐노지.
시텐노지 가는 길이 맞다고 이렇게 길을 따라 걸려 있는 붉은 천들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 횡단보도를 건너편에서 우회전하면 시텐노지 등장. 일본 살면서도 이렇게 대각선으로 그어진 넓은 횡단보도는 본 적이 없어서 찰칵.
시텐노지 들어가는 길
빠알간 우체통이 건물 색하고 묘하게 어우러져 얼핏 보면 절의 일부분인가 싶을 정도다.
이 사진 찍을 때만 하더라도 예쁜 하늘색을 배경으로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참 잘 나왔었는데..
일본 어느 절에나 꼭 있는. 아주 가끔 마셔도 되는 경우도 있던데 대부분은 그냥 손씻기.
오른쪽으로 돌리면 마음이 맑아진다나? 그래서 힘차게 돌려주었음.
저 너머 높은 탑이 있는 쪽이 본당.
이 곳 시텐노지는 593년에 쇼토쿠 태자가 세운 일본 최초의 불교 대사찰이다.
중앙가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야한다. 성인은 300엔인데 대학생은 100엔 할인되어서 200엔. 학생 신분에 열심히 여행다녀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으며 입장했다.
오층탑의 모습.
중앙가람 입구를 들어오고 나서 뒤돌아보며 찍은 것.
지금의 모습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오사카 공습으로 인해 거의 대부분 소실된 걸 63년에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사진상에서 회색으로 나온, 널찍하게 깔린 자갈들은
죄다 이렇게 하나하나 가꾸어진 것... 일본 절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
다시금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바람도 세게 불기 시작하고...
대웅전의 모습. 안에는 구세관세음상이. 내부 사진촬영 금지라 안타깝게도 찍은 사진은 없다. 동일본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더라 -
절을 지키고 있는 아까오니.
사실 중앙가람은 입장료에 비해서는 크게 볼 것이 없다. 오층탑과 대웅전이 전부.
지금부터의 사진들은 전부 입장료 없이도 볼 수 있는 모습들.
중앙가람 뒷편으로 있는 건물들. 무슨 건물인지 알 길이 없다..
이름모를 흰꽃들이 화사하게 피어있더라. 날이 화창했으면 훨씬 예뻤을 텐데.
육시당의 모습.
이 연못은 거북이들로 유명하다. 원래 날씨 좋은 날에는 수많은 거북이들이 저 계단 위에 올라와 있다던데, 내가 갔던 날에는 한마리밖에 없었다. 아쉬워라.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거북이들 포착! 귀엽다.
육시당의 정면. 에도시대 초기에 세워진 건물이고,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다른 각도에서도 찰칵.
물을 이끼에 뿌린 뒤 줄을 흔들어주고, 박수 치고 고개 숙여 절하면 됩니다.
이끼가 마를 날이 없다는.
중앙가람 바깥쪽을 한바퀴 빙 둘러보며 찍은 중앙가람의 모습.
절 바로 바깥은 상점가나 맨션 건물이 삐죽삐죽 솟아있는 도시의 모습. 교토와 달리 도심 한복판에 넓은 절이 위치해 있는 것이 일상적이다. 근데 그런 점이 오히려 일본의 절 답단 생각도 든다. 기복신앙적 종교관엔 꽤나 적합해 보인달까. 경건한 마음으로 찾는 맑은 자연 속 절보다는, 이렇게 일상 공간에 녹아 편히 들릴 수 있는, 나 좀 잘 되게 해주십사 하고 빌고, 널찍한 곳에서 산책 좀 하고, 훌쩍 떠날 수 있는. 그리고 여러번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이 정도 둘러보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다 너무 추워서 마침 휴게실이 있길래 안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기로 했다. 절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편히 앉아서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었다.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책을 읽다 4시에 문을 닫길래 빠져나왔다.
금당과 오층탑도 꽤 볼만했지만, 굳이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공짜로 둘러볼 수 있는 공간들이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빼어난 볼거리나 화려함은 없어도, 산수가 어우러진 모습은 없어도, 공원처럼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그 만만한과 편안함의 이 곳의 매력으로 다가오더라. 가장 오래된 절에겐 좀 너무한 평가이려나? 하하. 실제로 방문객들도 죄다 손에 관광책자 하나 없이 오는 일반인들이었다. 동네 마실 나온 듯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나 직장인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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