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2. 5. 29. 16:28

 

 

음악영화들이 좋다. 아무리 지루하고 스토리 자체는 재미가 없더라도 음악만 좋으면 중박은 치게 되니까.

한마디로 실패할 가능성이 다른 장르의 영화들에 비해 낮다는 얘기다.

자연히 집에서 쿡티비로 제공되는 무료 영화들을 고를 때에도 음악영화들을 먼저 고르게 되는데, 그러다가 보게 된 두 편의 음악영화들을 짧게나마 소개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영화는 정말 자주 보는데도 글로 적어내기엔 부끄러움이 많아서, 그동안 영화 카테고리도 거의 죽여놨었는데 다시 살릴 겸.

예전처럼 정말 큰 맘 먹고 앉아서 영화에 대한 썰을 풀기에는 귀찮기도 하고, 형편없는 글을 보이기 창피하기도 하고.

앞에서 '짧게'라고 말했던 것처럼 정말 길게는 쓰지 않을 생각이다. 그냥 단순한 소개 및 짤막한 감상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분석하고 평하는 글이 아니다아아아아

 

 

1. 하바나 블루스 (2005)

출처: 네이버 영화

 

쿠바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포스터에 나온 저 두 청년(특히 오른쪽에 있는)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야기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촬영기법이나 음악이 등장하는 방식 측면에서는 영화 <원스>와도 닮았다.

인간극장-쿠바청년편 이라고 해야할까, 음악다큐 느낌도 조금 난다. 포스터를 보고 신나는 영화를 기대한 사람들에겐 안된 말이지만, 영화 자체는 살짝 단조로운 편이다.

반면 음악은 굉장히 정열적이고 신난다. 다인조 밴드 음악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기타 사운드는 꽤나 세련되었다.

재즈의 느낌과 가스펠의 느낌이 함께 나는 영화 속 음악들은 신선하고 흥겹다.

그리고 이렇게 밝은 음악과는 조금 다른, 중간 중간 그려지는 쿠바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나름 흥미롭다.

미국으로의 밀항을 꿈꾸는 가족, 작고 지긋지긋한 섬나라를 떠나 스페인에서 화려하게 뮤지션으로 데뷔하길 꿈꾸는 주인공 1,

뮤지션들에게 굉장히 불리한 음반사와의 계약조건 등등.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삶 속에서도 그들은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고, 춤추고, 다 함께 즐거워한다.

마치 우리나라 문학 및 공연문화에서 흔히 보이는 '한의 승화'와 닮아있다고나 할까.

별을 주자면, ★★★

 

덧, 이 영화는 19세 미만 관람불가다! 그래서 왜 그렇지.... 하고 봤는데

딱 한 번 야한장면 나온다... 그리고 끝

그 장면만 아니었으면 12세 판정 받았을 것 같은데 쩝.ㅋㅋ

 

 

 

 

 

 

2. Almost Famous

 

 

 

아마 락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영원히 향수를 느낄 70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

그 시대 락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영화 속에 언급되는 뮤지션들 이름을 알아듣는 재미도 꽤 쏠쏠할 거다.

데이빗 보위, 밥 딜런, 레드 제플린 등등.

무엇보다도 러닝타임 동안 흘러나오는 삽입곡들은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들이다.

영화 OST 하나로 한 시대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이 영화의 즐거움이라고 하겠다.

 

영화는 락음악을 좋아하는 한 소년이 '스틸워터'란 밴드에 대한 기사 작성권을 갖게 된 후, 밴드의 투어를 함께 다니며 겪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멤버들간의 갈등, 가수와 팬의 관계, 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소년이 맛보게 된 자유분방하고 'cool'한 세계 등등. 대중매체로는 접할 수 없는 가수들의 실제 모습은 물론, 항상 간지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점을 그린다는 측면에서 이 영화는 우상에 대한 동경이 얼마나 허망하고 덧없는 것인지에 대해 신랄하게 꼬집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들의 모습을 까발리면서도(특히 비행기가 흔들리는 장면에서 이어지는 멤버들의 고백은 압권이다)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을 모두 따뜻하게 다룬다. 소년의 성장도, 사과전화를 하고,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러셀도, 그런 러셀을 순수하게 좋아했던 그루피

페니 레인'도, 한없이 엄격했지만 자식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는 어머니도, 그 외 여러 조연들도.

한없이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영화는 한층 여유로운 모습들로 다양한 모습들을 이해하려는 듯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균형이 잘 잡혀있는 영화랄까?

결코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걸 다 뛰어넘어서 음악이 너무 좋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던 영화가 아닐까 싶다.

 

별을 주자면, ★★★★

 

덧, 이 영화 속 깨알같은 조연으로 주이 드샤넬이 나온다! 내가 너무너무 예쁘다고 생각하는 주이드샤넬!

주이드샤넬은 역시나... 이 영화속에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독특한 모습으로 나온다. 정말 개성있어....

유명한 영화 인디영화 주연 조연 가리지 않고 자기가 마음에 들면 역할을 선택한다는 그녀의 모습은

조연으로 등장한 이 영화속에서도 통통 튀고 빛난다. 아니 좋아할 수 없습니다아아

 

덧 2, 하바나 블루스처럼 이 영화도 닮은 영화를 써 보자면,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유명해진 이안 감독의 '테이킹 우드스탁(2009)'을 들 수 있겠다. 테이킹 우드스탁도 좋은 영화였지만 '올모스트 페이머스'가 좀 더 '대중성'까지 잡고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

 

 

Posted by 강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