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다녀와서는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집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 이후로는 계속 잠만 잤다.
몸살까지 나서 내내 힘도 못쓰고 잠만 자다 보니 나의 소중한 주말이 끝났다. 뭔가 억울한 느낌.
현지에서 마지막날 잠을 두시간도 자지 못하기도 했고
한국 돌아와서는 준비했던 옷으로는 택도 없는 맹추위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시차도 겨우 한시간뿐인 지역엘 다녀와서 몸살이라니!
현업 가서 어쩌려고 이러는지 원.
오늘 다시 출근해서 자리에 앉아있는데도 그저 멍한 기분.
몸은 한국인데 마음은 아직 대만 어딘가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모양이다.
며칠만 지나면 또다시 출장 보고서 및 발표자료를 만든다고 팀모+야근 크리를 맞이하게 되겠지....
하지만 지금은
현지에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보고 또 보며 추억을 곱씹으련다.
조금은 더 나른하고 몽롱하게 꿈을 꾸어도 좋겠지.
인물사진들 싹 다 뺴고,
업무차 방문했던 곳들 사진은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역시 검열하고
장소들 위주로 올려보는 사진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타이페이 101 빌딩.
현지에서는 '이린이'라고 한다. 왜냐면 101을 중국어로 발음하면 '이린이'가 되기 때문.
하늘이 어둑해질 무렵 이린이에도 하나둘씩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밤의 타이페이, 그리고 이린이.
지우펀. 타이페이 시내에서는 버스를 타고 한시간 정도 가야 나타나는 곳.
우리가 갔을땐 비가 장마 수준으로 쏟아져서 안습이었던...
미야자키 하야오가 바로 이 곳 지우펀에서 영감을 얻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장소를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아하, 하고 떠올릴 장면이 있으리라.
한국 사람들에게는 드라마 '온에어' 촬영지로도 유명하다고 하던데... 나는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았으니 패-스.
색색의 조명들이 비에 젖은 거리를 물들이던 지우펀.
비에 쫄딱 젖어 하늘을 원망하면서도
이 곳의 아름다움에서는 눈을 뗄 수가 없더라.
이렇게 미래 연인과 다시 와 보고 싶은 장소의 리스트는 늘어만 가는데....
비오는 날 한손으로는 우산을, 다른 한 손으로는 데세랄을 들고 사진찍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조금은 아쉬운 구도의 사진이지만, 색감이라도 살린 게 어디냐며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스린야시장 건너편에서 찍은 사진. 색색의 조명들, 북적이는 사람들, 비에 젖은 차로.
대만은 내게 마치 일본과 홍콩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또 다른 야시장에서.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아....
타이페이의 명동이라 불리는 시먼이라는 곳에서 잠시 쉬기 위해 들어갔었던 스타벅스.
우연찮게 방문하게 된 곳인데 실내가 너무 근사해서 감동.
인터뷰차 한 식품업체 매장을 방문한 후 점심식사를 하러 이동하면서 찍은 사진.
앙상한 가지에 조금 남아있는 분홍 꽃들이 특이하면서도 예뻐서.
이런 소소한 아름다움을 함께 남겨오고 싶었기에.
아시아 최대이자 세계 4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시간부족으로 주요전시품들 중에서도 아주 일부분밖에 볼 수 없었지만 그저 감탄, 감탄 또 감탄.
중국 문화의 위대함과 무서움을 다시금 실감.
더 볼 수 있었더라면......
하지만 또 방문할 기회가 있으리라.
대만에서 딘타이펑을 - 딘타이펑이 대만것인줄은 또 몰랐네.
본점은 줄을 길게 서야 한다고 해서 포기.
일정상 이동하기 편했던 이린이 빌딩 내 지점에서 식사를 ㅎㅎ
맛은 딱히 더 맛있는 거 모르겠지만... 가격이 참 착하더군요.
이린이 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타이페이 시내 야경. 훗 난 사진을 참 잘찍어...
사진 참 예쁘고 화사하게 나왔지만 실은 N서울타워 야경이 비교도 안되게 더 예쁘다.
이쪽 면 빼고는 불빛도 거의 없어서 어두컴컴할뿐.... ㅎㅎ
참배객들과 수학여행으로 방문한 일본 학생들 때문에 발 디딜 틈이 없었던 용산사.
절의 양식이 정말 특이했다.
기본 형태 및 건물의 위치는 동아시아 삼국과 비슷하면서도 그 세부적인 표현들은 태국과 유사하더이다.
자세히 공부해 본 바는 없어 잘 모르겠다만...
이곳에서 심심풀이로 점을 봤는데 (일본 신사에서 오미쿠지 뽑아보듯...just for fun)
전반적으로 좋은 운세! 신이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나오더이다.
근데 특히 연애운이 좋다고............. 음.......................... 네...... 우리 기도합시다 ^_ㅜ
일본 총독부 건물. 우리나라와 같이 대만 또한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국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다른점은 일본에 굉장히 호의적이고 일본을 좋아한다는 것.
일본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고, 몇몇 단어들은 아예 일본식으로 발음하기도 하며,
길 곳곳에서 일본어로 된 간판을 쉽게 찾을 수도 있었다.
백화점도 미츠코시, 소고, 한큐 등 죄다 일본 백화점이고 화장품가게 및 편의점들도 죄다 일본... 깜짝 놀랐네
2.28 평화공원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찍은 사진.
마지막날, 공항으로 향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아쉬워하며.
정신없이 달려온 연수도 곧 끝날 것임을 인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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