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2014. 4. 27. 14:39

오랜만에 블로그를 찾았다.

페이스북에 별다른 설명없이 사진을 올리고, 남의 것에 라이크를 누르는 일은 참 쉬운데 블로그에 조금이라도 끼적이는 것은 참 어렵다. 사진만 간단히 올리려 해도 여러번 사진들을 비교하고 엄선하다보니 시간이 훅 가버리고...

더군다나 퇴근 후나 주말에 공부를 하려니 노트북 앞에 앉아 차분히 지나간 순간들을 정리하는 것이 버겁다.

그런 감정적 여유를 부리는 것이 엄청난 사치로 느껴질 정도.

 

그래도 참 오랜 시간 나의 생각과 감상, 일보의 성장을 지켜봐주고 담아준 이 곳에 2014년의 시간들도 한 겹 더해주고 싶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소소한 하루하루를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마니까.

 

올해 벚꽃은 참 예고도 없이 빨리 피었고, 또 그만큼 빨리 져버리며 황망한 '벚꽃 엔딩'을 고했다.

평년과 다른 3월 중하순 이상고온에 여기저기서 때이른 벚꽃들이 팝콘처럼 피어났고, 사람들은 4월 중순에나 계획했던 벚꽃구경을 서둘러 앞당겨야 했다. 그리고 이 이상고온이라는 것은, 몇몇 예민한 벚꽃들만 감지할 수 있었던 건지 바로 옆의 나무는 이제 막 피기 시작할 때 먼저 피우고 져버리는 나무들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평소보다는 좀 아쉽고 덜 풍성했던 벚꽃.

 

그래도 화사하게 피어난 벚꽃만큼이나 봄을 알리는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또 벚꽃보다 더 기다려지는 꽃이 어디 있을까.

살짝 아쉬웠으면서도 여전히 아름답고 또 반갑던 올해의 벚꽃들. 오며가며 조금씩 사진으로 담았던 것들을 이곳에 방출하고자 한다.

 

첫번째는 고터에서 서래마을까지 걸어가는 길에 피었던 벚꽃.

 

 

육교까지 이어지는 매우 짧은 길이지만, 좁은 길 위로 벚꽃가지가 터널처럼 이어져 참 예쁜 곳이다.

이 곳의 색감을 더욱 화사하게 하는 것은 길 한 쪽을 따라 쭉 핀 샛노란 개나리. 분홍 벚꽃빛과 잘 어우러져 봄을 실감케 했다.

 

 

 

 

벚꽃 사진 찍을 때 꼭 담게 되는 모습들. 카메라를 위로 올려 담아낸, 하늘을 수놓는 벚꽃의 모습들.  

 

 

분홍빛 아파트 외관조차 봄스럽게 다가오는 사진이다.

 

 

이건 국립중앙도서관 뒷길에 있는 벚꽃나무. 해가 질 무렵의 하늘과 어우러져 수묵화같은 느낌을 풍겼다.

 

 

 

두번째는 내가 벚꽃 중 최고로 꼽는, 밤에 보는 벚꽃!

집에 돌아가는 길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마침 카메라가 가방 속에 있어 담을 수 있었다.

 

강변 우리 동네 아파트 옆길은 '시의 길'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다. 벽에 듬성듬성 시 몇 편 붙여놓고 겨우 구색맞춘 이름이긴 하지만.... 하지만 이 '시의 길'을 더욱 멋스럽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 벚꽃나무들! 이 벚꽃터널이 너무 근사해서, 특히 남색 하늘과 분홍 벚꽃의 조화가 너무 아름다워서 걷다 말고 한참을 서서 바라보곤 했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조합.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올해 내가 봤던 벚꽃들 중 최고였던 아파트 옆길 벚꽃 :)

 

 

 

마지막으로는 어린이대공원. 평일에 만개했다 비바람을 맞고 꽤 져버렸던 시점이라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던 꽃구경.

 

 

 

뒤늦게 꽃구경 하러 온 사람들로 어린이대공원은 인산인해.

 

 

 하늘을 수놓는 듯했던, 정말 크고 아름다운 벚꽃나무 가지. 이 밑에서 사진 찍으면 정말 제대로 된 봄 인증샷 남길 수 있음 :)

 

 

가장 탐스럽게 피어있던 벚꽃나무. 삼각대까지 가져다가 인증샷 찍는 사람들때문에 가까이서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ㅠ  

 

 

 

그리고 보너스+ 벚꽃은 아니지만, 역시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홍목련!!!

어린이대공원 간 날 너무 이쁘게 피어있길래 하늘을 배경으로 찰칵찰칵찰칵

 

아 이 쨍-한 색감을 담아내도록 해 준 카메라에게 감사 또 감사.

살짝 역광이던 것도 한 몫 톡톡히 :) 

 

 

사회대 주차장 쪽에도 예쁜 홍목련 하나 있는데.. 그립다...

 

 

이것으로 올해 한국에서 본 벚꽃 사진은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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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