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롱초가 우리 집에 방문했었다. 출국 전엔 마지막으로 만나는 것.
원래는 와플을 만들어주겠다고 하며 우리 집으로 부른 거였는데,
어라, 와플 기계를 어디에 두었더라...
그리 크지 않은 집에서 열심히 뒤져보았는데도 나오질 않는 거다.
약속을 했었는데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되다니.
하지만 일단 계란이나 버터, 소량의 밀가루는 남아있었고,
미니오븐이나 기본적인 베이킹 도구들도 있으니 뭐든 만들어주자 싶었다.
그래서 급하게 머리를 굴려보다가 떠오른 것은 '블루베리 머핀'
마침 냉동고에 어머니께서 사다놓으신 냉동블루베리가 한가득 있어서,
즉시 인터넷으로 '블루베리 머핀' 이라고 검색해서 가장 먼저 나오는 페이지의 레시피를 참고했다.
'앙꼬'님의 베이킹 레시피를 참고해서 만들었다. 감사합니다 :)
반죽을 다 마친 후 대충 스푼으로 반죽을 떠서 넣고 탕탕 내려쳐서 평평하게 한 다음, 블루베리를 하나씩 얹어주었다. 아직 오븐에 넣기 전의 모습.
약 170도로 오분정도 예열해 둔 미니오븐에 20-25분간 구워낸 후 꺼낸 직후의 모습.
아 이건 꼭 사진으로 남겨놔야해! 싶어서 꺼내다 말고 데세랄을 집어들었다.
식힘용 망이 따로 없어서 냄비받침대에 올려놓은 모습.... 실은 머핀지도 없이 그냥 만든 건데 뭐, 맛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예로부터 푸른색 음식은 상한 것을 연상시켜서 발달되지 않았다는데... 보라색은 예외인가요. 먹음직스러웠다는.... 굽는 내내 집 안 가득했던 맛있는 냄새를 잊을 수 없다.
가운데 장식용으로 얹은 블루베리가 살짝 쏠린 머핀 둘. 아무렴 어때. 아무래도 머핀지가 없다보니 반죽에 그대로 열이 전달되어서 그런가 겉은 꽤 바삭한 식감. 그래도 속은 완전히 식은 후에도 촉촉했다. 무엇보다도 블루베리! 정말 너무 맛있었다. 왜 그동안 블루베리 베이킹을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의도치 않은 와플기의 부재로 만들게 된 블루베리 머핀. 처음으로 블루베리 넣은 베이킹도 해보고, 맛도 좋고. 꿩대신 닭이 아니라 봉황을 잡은 기분이었달까? 롱초도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웠다.
(안그래도... 이 추운 날 선릉까지 할리스 리얼벨지안을 사들고 온 보답은 제대로 했어야 했다고 .... )
오늘 같이 뮤지컬을 본 유현언니에게도 몇 개 가져다 드렸는데,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
게다가 이로써 집에 어중간하게 남아있던 밀가루도 모두 썼다! 이사가기 전에 아깝지 않은 최고의 재료처리랄까. 하하.
이제 내일 스키장을 위해 가방 싸고 잠이나 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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