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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hange in Japan/in Osaka2011. 3. 24. 23:37


가장 유명한 곳들만 찍어도 시간이 모자란 여행객들과 달리, 이 곳에서 거의 두 달 가까이 지내다 보니 보다 여유를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버린 거리에서 보물찾기 하는 마음으로 불쑥 눈에 띄는 가게에 시험삼아 들어가 보기도 하고, 관광객들은 모르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알짜배기 가게들을 알게 되고. 그렇게 해서 이 곳 오사카에서도 멋진 까페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디저트가 강한 나라답게 맛도 수준급!

나만 알긴 아까운 마음도 있고, 나 혼자서도 이렇게 잘먹고 좋은데 잘 찾아다녔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실은 후자가 훨씬 더 크고, 하하) 해서 아껴왔던 달다구리+까페 이야기들도 하나둘씩 올려보려고 한다. 오사카를 떠나기 전엔 다 올리고 싶은데, 이 오사카 생활이 일주일도 안남았단 말이지. 

그 첫번째는 'cocoa shop akaitori'. 구글 지도에 치면 위치 나온다. 신사이바시 쪽 골목 2층에 위치한 작고 포근한 가게. 가게 이름에 걸맞게 코코아 전문 카페다. 
 

환한 대낮에 들어갔는데도 제법 어둑한 실내. 빈티지한 감성이 폴폴 묻어난다. 찬장에는 세계 각국의 코코아 통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고, 액자들도 전부 코코아 관련된 일러스트나 사진들이다. 주인은 아마 코코아 콜렉터일거야....

너무 우아하고 예쁜 식탁보. 4인용 식탁.

가게 내부에서 가장 예뻤던 것은 바로 이 책상! 무슨 동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예쁜 책상이 이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이 책상은 단순히 전시용이 아니라 손님용 테이블 구실도 한다는거...... 정말 여자애들은 누구나 한번쯤 이런 동화풍의 책상을 꿈꾸지 않는가!

책꽂이 부분 클로즈업.

내가 앉은 창가자리 바로 옆 벽에는 이렇게 초콜릿 포장지를 오려 붙인 꼴라주 액자가 있었다.
 

내가 자리잡은 작은 창가자리. 노란색 창과 붉은 식탁보, 그리고 아기자기한 화병과 꽃이 어우러져 화사한 봄날같은 기분.

반대쪽 좌석엔 이렇게 귀여운 인형들과 쿠션들이 한가득. 이 카페 진심 너무 이쁘다....

내가 시킨 코코아 세트. 코코아 한잔과 디저트 하나를 즐길 수 있는 세트메뉴.
근데 저 새장은 뭐냐고? 조금 밑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우선은 코코아. 잔도 너무 귀엽다. 그리고 뒷편에 있는 은색 용기엔 신선한 휘핑 크림이 있다. 저걸 떠서 코코아에 얹어 먹을 수 있도록. 진짜 센스만점!

휘핑크림을 떠서 진득한 코코아 위에 얹어 먹으니 너무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기분전환에는 찌인한 초코가 최고다! 그냥 일반 카페에서 파는 코코아와 달리 진해서 진짜 초콜릿을 녹여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비쥬얼 최강의 나의 디저트, 바로 '바도 네스토 케키'. Bird nest cake. 떠서 먹는 롤케익 위에 새장을 얹어서 내오는 것이다.

세로로 단독샷. 정말 시각적으로 최고의 만족을 주는 디저트다. 한 입 떠서 먹어보기도 전에 이미 이 자태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황송함이라니.

가까이 들여다 보면 빨간 새 인형이 달려있다. 이 집의 이름인 '아카이토리'에 적합하다.

케이크는 초코시트+생크림+초코아이스크림 한스쿱+초코시럽과 시리얼+새 모양의 쿠키 로 구성된 맛. 완전 기가 막힌 맛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맛이다.

영수증도 이렇게 빈티지 감성 폴폴 묻어나게 준다. 정말이지 센스만점!
나중에 늙어서 은퇴하고 까페 하나 차리는 게 꿈인데, 이런 가게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코아를 홀짝이고 새장 속 케이크를 먹으며 노오란 창틀 옆에 앉아있던 시간 내내,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무나도 기분좋았던 오후의 시간.


두번째로는 'MIKI FRUITS CAFE'. 호리에 중에서도 구석진 곳에 위치한 곳이라 여행자들은 정말 알기 어려울 카페. 하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선 워낙 유명한 곳이다. 맛도 뛰어나서, 2010년 오사카 타베로그 디저트 부문에서 무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화장실에 그 인증패가 놓여져 있다! 근데, 왜 하필이면 화장실에?). 이 곳 역시 가게 이름에 정직하게 과일 전문 취급점이다. 프리미엄 과일을 취급하는 소매상으로, 카페도 같이 운영하는 것. 가게 안에 들어서면 향긋한 과일향이 먼저 반긴다. 그 달콤한 냄새에 주문을 하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진다. 작은 테이블이 여섯일곱개 있는 소규모의 카페로, 주말에 가면 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나는 평일 이른 저녁에 찾아서 느긋하게 앉아있을 수 있었음.

각종 생과일 주스(주스는 테이크아웃도 된다), 와플, 과일파르페, 샌드위치 등이 주요 메뉴. 과일을 직접 취급하고 판매하는 곳에서 운영하는 카페인 만큼 음식에 사용되는 과일들도 신선 그 자체. 메뉴판을 찬찬히 훑어보다 가장 비쥬얼적으로 뛰어난 이치고파르페를 시켰다.

드디어 등장하신 이치고파르페의 자태를 보라! 딸기를 썰지도 않고 꼭지만 따서 통째로 잔뜩 얹어준 모습을!

딸기가 놓여져 있는 부분 클로즈업. 진짜 알맹이 크고 굵직한 알짜배기 딸기들만 송송 박혀져 있다. 윗부분엔 이렇게 딸기 고정을 위한 약간의 생크림과 연유를 살짝 뿌린 딸기들, 그리고 아이스크림이 있다.

밑부분에는 사진에서 살짝 보이는 것처럼 각종 신선한 과일들로 채워져 있다. 바나나나 파인애플 등등. 다른 카페들의 파르페는 값싼 씨리얼이나 생크림, 과자로 부피만 채우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정말 먹으면서도 죄책감 들지 않게 하는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조금 파먹은 모습. 아이스크림도 너무 신선하고 맛있었다.
현지인들은 식사용으로 생과일주스+샌드위치 세트도 즐겨먹는다고 하는데 궁금하다. 또 방문할 기회가 오려나.


오늘 소개할 마지막 카페는 츠루하시에 위치한 'KANARIYA'라는 가게. 이 가게를 알게 된 건 정말이지 우연이었다. 처음 츠루하시에 방문한 날 스시를 잔뜩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야키니꾸 골목의 한 가게 앞에 사람들이 정말 미친듯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무슨 가게인가 싶어서 보니 한 까페.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집에 와서 컴퓨터로 검색을 해 보니 파르페 전문점이었다.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먹는 집은 가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나인지라, 다음번 츠루하시에 방문했을 때 가 보았다. 평일 낮에 가니 학교를 일찍 마치고 온 중, 고등학생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

빈티지한 커피통들이 좌르륵. 가게에서는 계속해서 7-80년대 밴드들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품들이나, 음악이나 미국의 80s 컨셉이다. 롤러장에서 신나게 놀다 꺼진 배를 채우기 위해 방문할 법한 카페 스타일... 이라고 하면 감이 오려나. 워낙 공간이 협소하고 사람들이 바글거려서 가게 내부를 마음놓고 찍지 못한 게 아쉽구나.

나는 물에 레몬 넣어주는 집이 좋더라 -.
허쉬 시럽통같은 것도 빈티지한 소품을 활용하고 있었다.

내가 시킨, 3대 가장 잘나가는 메뉴 중 하나라는 믹스쥬스 파르페. 믹스쥬스가 뭔지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간략하게 설명했던 적이 있으니 넘어가고 - 아랫부분엔 믹스쥬스가 가득 들어있고, 윗부분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여러스쿱과 생크림이 넘칠 듯이 얹어져 있다. 생크림 위에는 비주얼을 위해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의 과일맛 시럽들이 끼얹어져 있다. 쏟아지지 않게 저 많은 생크림과 아이스크림을 얹는 것도 기술이라면 기술....

몸은 분명 일본에 있는데 이 짧은 시간동안 미국의 오래된 컨셉의 카페에 방문한 기분이었다. 파르페야 원래 맛보다 비주얼인 음식이라지만, 음악 선곡이 하나같이 다 내취향. 워낙 파르페를 좋아하는 일본사람인들지라, 그 인기 절정의 파르페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다음번엔 굽지 않고 찐 일본식 도너츠 가게 등등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어요 :D

음, 그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찍은 장소 사진도 급격히 늘어서 당장 다음번 포스팅엔 장소를 소개해야겠다... 우메다스카이비루랑 도자미술관, 그리고 시바료타로기념관 등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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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지님